판교에서 서울로 직장을 옮긴 이후 유난히 혼밥을 많이 한다. 나는 밥먹을때 만큼은 사무실 공간을 벗어나고 싶고, 밥을 먹고 나서도 많이 걷고 싶은 사람인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점심 배달을 선호하는 까닭에 밖을 잘 나가지 않는다.
한달 전 쯤에 혼밥하기에 아주 좋은 완전 오픈 주방 스타일의 깨끗한 분식집을 발견했다. 김밥(참치 김밥이 JMT), 라면류는 물론이고 몇가지 식사메뉴가 있다 - 제육덮밥, 불고기덮밥 등. 처음 갔을 때는 사골떡국 메뉴도 있었는데 겨울철 메뉴라고 3월 초에 없어졌고(아쉽다), 그대신 생긴 메뉴가 카레덮밥이다.김치찌개만큼 카레밥도 좋아하기에 사골떡국이 없어져도 괜찮았고, 그래서 벌써 이 분식점에서만 몇 번을 먹었다.
이 분식점의 카레에는 감자, 돼지고기, 브로콜리가 들어가 있으며 그 위에 파슬리 가루가 뿌려지고, 특이하게도 삶은 계란이 반으로 잘려서 양 옆으로 놓여진다. 그리고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밥을 일본식 오므라이스 모양으로 이쁘게 담아주신다.
회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카레전문점과는 다른 두툼한 감자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엄마표 카레, 식당도 깨끗하고 무엇보다도 맛이 좋다. 오늘은 카레를 먹고 기분이 좋아서 햇볕을 쪼이며 30분 넘게 걸었더니 더 기분이 좋다. 부디 카레덮밥이 계절메뉴로 분류되어 사라진 사골떡국처럼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