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입지의 넓은 집, 더 좋은 차, 이름 있는 브랜드의 가방이 나의 위치를 증명해줄 거라 믿죠. 하지만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가진다는 기쁨 외에도 유지비, 관리 부담, 잃을까 하는 불안이 함께 따라와요.
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소유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것을 얻는 순간 만족감은 높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나를 얽매기 시작하죠.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이 오히려 여유를 빼앗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졌다는 기쁨은 순간적이고 점점 당연해집니다. 존재가 당연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도 하죠, 내가 가진 물건들이 당연한 만큼 그 책임도 늘어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해요.
오래 남는 것은 경험의 가치
반대로 여행, 배움, 창작 같은 경험은 시간이 흘러도 삶의 배경음처럼 남아요.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건보다 경험에서 더 오래 행복을 느낀다고 해요. 경험은 비교의 대상이 되기보다 나만의 이야기가 되고, 때로는 정체성을 형성하죠.
경제적 관점에서도 경험은 낭비가 아닙니다. 책을 사서 읽는 것, 강의를 듣는 것,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것. 이런 지출은 금전적 이익을 바로 주진 않지만, 지식과 감각을 확장시켜 결국 더 큰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것은 보이지 않는 자산입니다. 요즘엔 소유보다 경험에 대한 가치를 더 쳐줍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경험의 결과들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가 있으면 더 좋겠어요.
경제적 선택의 새로운 프레임
이제는 돈을 어디에 쓰느냐를 ‘소유냐, 경험이냐’라는 단순한 대비가 아니라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집을 사거나 차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순간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무게를 가집니다.
경험을 향한 지출은 마음의 회계 장부에서 자산으로 기록돼요. 좋은 음악을 들으며 걷는 산책, 뜻깊은 사람과 나눈 대화,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쓴 시간과 돈. 이런 순간이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듭니다. 물건은 때가 되면 닳고 바뀌지만, 살아낸 순간들은 나를 지탱하는 토대가 되죠.
결국 자유는 ‘덜 가짐’에서만 오는 게 아니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할 때 생깁니다. 소유가 아닌 순간을 선택할 때, 우리는 돈을 쓰는 동시에 시간을 얻고, 기억을 남기고, 삶의 깊이를 더합니다.
삶은 결국 내가 모은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낸 이야기들의 집합이에요. 통장 잔고나 서랍 속 영수증보다, 내 마음에 남은 순간들이 나를 설명해줍니다. 그 순간들이 내가 가진 이야기를 만들고 레파토리가 되어 나라는 사람의 서사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