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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트레이너 Nov 01. 2020

당뇨있는 30대 여의사 PT 성공기 : 10k마라톤까지

당뇨 잡고 10km마라톤까지 완주까지 그녀가 했던 노력들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을 가진 동안 그녀와의 만남

     

 2018년 6월,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을 가진 그녀와 마주했습니다. 상담을 해보니 그녀의 목적은 요요 없는 다이어트와 건강의 회복이었습니다. 이미 수십 차례의 다이어트 실패와 요요를 통해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35세 이전에 이미 당뇨를 진단받아 심적으로 매우 좌절한 상태였습니다. 상담 당시에는 몰랐지만, 한참 뒤에 알고 봤더니 현직 의사 선생님이셨습니다.


 첫 상담 자리에서 저는 그녀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느꼈습니다. 사람 자체가 온화하셨고 매너가 좋았습니다. 불필요한 말과 호언장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깔끔, 담백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특히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아마 그녀가 살아온 삶이 얼굴, 몸가짐, 행동에서 나타났겠지요.


 그녀와의 첫 2주 : ‘운동영양휴식’ 강조. ‘선 웨이트 후 유산소’ 2주간 금지


 우선 과체중에, 근력운동의 경험이 없던 그녀와 함께 맨몸 운동부터 시작했습니다. 2주간은 추가 운동 없이 곧장 귀가하시게 했습니다. 세상의 고정관념과 달리 체지방을 태우는 작업인 선 웨이트 후 유산소도 첫 2주간은 아예 금지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할 경우, 체지방은 당장 조금 더 뺄 수 있을지 모르나 이런 경우 분명히 문제가 생깁니다. 가깝게는 PT기간 중 통증으로 아파서 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일회성 대미지는 쉬면 낫습니다. 반복적으로 데미지를 입은 경우 당장은 티가 안 나지만 후유증은 분명히 남습니다. 시간이 흘러 연부 조직의 젊음이 사라지면 괜찮았던 그 부위가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력운동 경험이 전무했던 제 회원님의 경우 애초에 기술적으로 운동을 잘할 수가 없었고, 과체중 상태임을 감안해 '선 웨이트 후 유산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했다면 관절, 인대, 건과 같은 신체 연부조직들이 분명히 손상을 입었을 겁니다. 대신 첫 2주간 운동만큼 중요한 것을 식습관과 휴식(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뇨 관리와 다이어트(체중&체지방 감량)는 공통으로 운동, 영양, 휴식의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운동을 챙겨서 하고, 음식을 가려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생활습관의 근본적인 개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3주 차 이후의 방향 :주 2회-> 주 3, PT 후 유산소 운동 추가식단관리 시작


 과체중에 당뇨가 있던 그녀는 제 우려와 달리 2주간 뛰어난 신체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첫 운동부터 PT 종료까지 근육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신체 회복이 매우 빨랐고, 우려하던 저혈당 증세도 없었습니다. 지금껏 주 2회 하던 운동을 주 3회로 늘렸습니다. PT 후 유산소 운동을 30분가량 하라고 추가 지도했고, 식단도 3주 차 때 시작했습니다. 식단관리를 위해 우선 하루 생활 패턴을 파악했습니다. 기상, 취침시간, 업무 중 몇 시쯤 식사할 수 있는지를 파악했습니다. 식사할 시간, 음식의 종류, 음식의 양을 정하고 시작했습니다. 이후는 운동, 영양, 휴식의 반복.


5주 차 인바디 측정 : 83.8kg & 38.4% → 78.3kg & 35.6%


 만으로 한 달이 지난 5주 차 때 인바디를 측정했습니다. 한 달 사이 체중 5.5kg, 체지방률을 2.8%를 감량했습니다. 첫 한 달간의 결과치가 좋았습니다. 식단을 물어봤더니 지키는 게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인 제가 봐도 알려 드린 것의 90%는 지키셨습니다. 


9주 차 인바디 측정 :83.8kg & 38.4% → 78.3kg & 35.6% → 75.9kg & 32.3%


 만으로 두 달이 지난 9주 차 때 인바디를 측정했습니다. PT 하고 총 두 달간 체중 7.9kg, 체지방률 6.1%를 감량했습니다. 이 기간에 10여 일 정도 변화가 없는 정체기가 있었습니다. 생리 기간의 정체기였고, 잘빠지던 체중이 변화가 없자 그녀는 불안해했습니다. 그녀에게 식단 여부를 확인했더니 그대로 지키고 계셨습니다. 저는 행동으로 결과를 보여준 그녀를 믿었습니다. 잘하고 있으니 그대로 하시라고 했습니다. 다시 운동, 영양, 휴식의 반복.


13주 차 인바디 측정 : 83.8kg & 38.4% → 78.3kg & 35.6% → 75.9kg & 32.3% → 71.3kg & 30.2%


 만으로 석 달이 지난 13주 차 때 마지막 인바디를 측정했습니다. 총 석 달간 30회의 PT를 통해 12.5kg의 체중감량, 체지방률 8.2%를 감량했습니다. 석 달간 체중이 12.5kg이나 큰 감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육량은 0.5kg이나 늘어나는 사기 캐릭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학생의 기준 지표가 성적이듯, 당뇨 환자의 기준 지표가 바로 이 당화 혈색소 수치입니다. 회원님은 체중과 체지방을 10kg 이상이나 빼면서 근육량은 늘리셨고, 건강과 당뇨 수치까지 개선시키는 5관왕을 이뤄냅니다.



그녀가 밝힌 그녀의 성공 비결


 원고를 쓸 때 그녀에게 성공 비결을 물어봤습니다. 다음과 같이 답하셨습니다. “음… PT를 꾸준히 할 수 있게 하는 게 성공 요인일 것 같아요. 개인적인 뚜렷한 목적 & 동기, 좋은 선생님ㅎ, 부담 없이 자주 드나들 수 있는 가까운 거리 등이 다 포함될 것 같아요. 별로 거창한 답변이 아니라 민망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그녀의 성공 비결


1. 운동, 영양, 휴식이라는 기본에 충실했습니다.


 30회의 PT 동안 단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었습니다. 매번 10분 이상 일찍 와서 워밍업을 하며 본 운동에 들어갔습니다. PT 후 굉장히 피로할 텐데도 꼭 쿨다운을 챙겨서 했습니다. 면류, 초콜릿류를 좋아하던 그녀가 식단관리와 휴식까지 챙긴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2. 트레이너인 제가 감탄한 압도적인 정신력


 처음 2주까진 주 2회 PT만 했고 3~4주 차엔 주 3회 PT 수업 후 유산소 운동과 식단을 했습니다. 5주 이후로는 주 3회의 PT, 식단, 추가 유산소뿐 아니라, 개인 운동 1회를 추가로 했습니다. 5주 차부터는 운동만 주 4회를 하는 스케줄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의사로서 진료를 보면서도 본인의 식단관리에 아주 철저했고, 약속이 있을 땐 도시락을 챙기거나, 대체음식을 먹었습니다. 또한, 약속을 최소화하여 식단관리에 방해가 없게끔 함은 물론, 수면시간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대부분 밤 11시 이전에 주무셨습니다.


 또한, 이 바쁜 와중에 제가 중간중간 필요하다 싶은 글과 책을 추천해드렸었습니다. 짬짬이 시간 내서 읽고, 자기 삶에 적용하려 노력하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몇 개월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시간 없다거나 힘들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3. PT 이후의 이야기 : 10km 마라톤 출전과 지금도 건강 유지 중!


 그녀는 30회의 PT 후 장기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 후 다시 등록하고 운동을 이어 갔습니다. 다시 오셨을 때 PT와는 별개로 저는 10km 마라톤을 제안했습니다. 그녀는 OK! 몇 차례 시간을 내서 러닝을 조금 알려드렸습니다. PT 수업 이후 그녀는 30분 이상씩 한여름의 태양 아래에서 야외 러닝을 했고, 2018년 추석 연휴 때 연세대 트랙에서 함께 달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생애 첫 10km 마라톤에 나가서 꿋꿋이 완주하셨습니다. 그 후로도 틈틈이 나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회원님을 모시고 운동하는 내내 그 성실과 압도적인 정신력에 저는 감탄했고, 스스로 많이 배웠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후기


 저는 어릴 때부터 과체중 비만이었지만 그동안 크게 아프다거나 잔병치레도 거의 없이 살았었는데, 최근에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당뇨를 진단받게 되어 충격받고, 더 이상 건강을 자신할 수 없고, 운동과 다이어트를 꼭 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다이어트한다고 혼자 헬스장 등록해서 러닝머신, 사이클만 타고, 먹는 양을 확 줄였던 다이어트 방법을 여러 번 시도했었지만, 운동을 그만큼 못하게 되고 일상 식사로 돌아오면 여지없이 요요를 겪는 시행착오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마저도 최근 몇 년간은 일이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운동은 거의 안 하고 불규칙한 식생활에 만성피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법으로 건강하게 살을 빼고 싶어 OOO선생님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시간 운동 시작 전에 몸 컨디션을 체크하시고 운동 강도를 조절하며 제 수준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운동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고, 건강관리상 해야 돼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운동이 하고 싶은 것으로 바뀌었고 나 같은 사람도 운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또한 나중에 혼자 운동할 수 있게 가르쳐주셔서 이제는 혼자서도 배운 것을 복습하며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생활패턴을 토대로 식단을 짜 주셔서 식단 조절도 병행하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출근 전 아침식사 대신 10분의 잠을 택했어서 아침은 당연히 안 먹고, 중간중간 간식 섭취와 하루 1-2끼 과식 또는 폭식했던 식습관을 갖고 있었기에 사실 이번에 식사의 양이나 종류를 지키는 것보다 시간 맞춰서 하루 3-4끼를 잘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짜 주신 식단대로 최대한 잘 실천하려 노력했더니 공복시간이 길지 않아 식욕 조절도 예전에 다이어트했을 때보다 잘 되는 것 같았고 이제는 새로운 좋은 식습관을 형성할 기초가 조금은 다져진 것 같아요.


 운동 이외에도 건강이나 영양 관련 지식도 많이 알려주셨고, 선생님의 블로그의 글들 역시 좋은 정보를 얻고, 다이어트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찾아서 읽어보세요.


 3개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운동해도 체중 변화가 거의 없던 정체기도 2번이나 겪었습니다. 혼자였다면 그 시기에 그냥 포기했거나 무너졌을 텐데, 선생님을 믿고 그냥 하던 대로 꾸준히 PT 수업받고, 식단 지켰더니 어느 순간 다시 감량이 되는 시기가 오고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3개월 만에 혈당이 안정되고 당화혈색소 수치가 정상화되는 좋은 결과도 얻었고 근육 소실 없이 체지방을 잘 감량하여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좋은 선생님이 계셨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행운이었어요. 개인 사정으로 장기간 여행을 가게 되어 수업을 지속하진 못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배워서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계속 실천하며 건강하게 살아갈게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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