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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트레이너 Nov 01. 2020

보충제 안 먹으면 불안해? 필요한 경우 vs 아닌 경우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 vs 아닌 경우

 요즘은 운동의 수준이나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보충제를 먹는 경우가 흔한데 보통 사람에게 보충제가 정말 꼭 필요할까요? 보충제는 말 그대로 보충제일 뿐, 식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식사대용’이라 ‘광고’하는 보충제도 있지만, 홍보성 문구로 보는 게 좋습니다. 


보충제가 필요 없는 사람은?

     

-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현재는 운동량이 충분하더라도 총 운동 기간이 얼마 안 되는 사람(후하게 쳐서, 최소 6개월 × 주 3회 이상 꾸준히 해온 경우가 아니면 필요 없다 봅니다).

- 결식, 폭식, 과식, 술자리가 잦고, 생활이 불규칙적인 사람.


 이런 경우 보충제를 먹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회원들에게 수업시간마다 강조합니다. 트레이너로서 운동 이외에 가장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 영양입니다. 그중 특히 보충제와 영양제는 회원 대다수의 관심 분야입니다.


 “선생님, 저 보충제 먹어도 되나요? 어떤 거 추천하세요?”

“(위의 사례 꼼꼼히 체크한 후) 드시지 마세요”

“운동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기회의 창: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타이밍)에 보충제 안 먹으면 근손실 일어난다던데, 아닌가요?”

“더 빨리 섭취하면 좋은 건 사실이나 근손실은 쉽게 안 일어납니다. 더군다나 회원님은 다이어트 모드가 아니니 체내 에너지가 부족한 것도 아니지요. 또 마니아 수준으로 오랜 기간 운동하신 게 아니니 고강도의 운동을 하실 수 없으니 보충제가 필요 없습니다. 다만 공복 상태에서 2~3시간 기진맥진할 정도로 운동을 했거나 격렬한 스포츠를 했을 때는 기회의 창이 적용될 것 같습니다.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같은 경우는 ‘먹은 만큼 간다’라는 말이 있지요. ‘고강도 장시간 운동’이니 경기 전 에너지 저장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다 소진하는 종목이기에 운동 후에 기회의 창이 적용되겠네요.  30분~1시간으로 널리 알려진 기회의 창 이론이 어디서 나왔는지 아세요? 보충제 회사에서 나왔어요. 기회의 창은 존재하지만, 보충제 회사의 판매 촉진을 위해 이런 이론을 확대 재생산해서 분위기를 조장하는 게 커요. 오랜 시간 들어온 말이라 아무 의심 없이 우리가 자연스레 세뇌된 사례입니다.”

“정말요? 진짜예요? 헐…….”

“저도 멋모르던 시절엔 운동 후에 바로 안 먹으면 근육도 안 만들어질 것 같고, 있던 근육도 빠질 것 같아 몇 년 동안 꼭꼭 챙겨 먹었어요. 그런데 심리적인 만족감은 커도 실제 몸이 더 나아졌는지 체감하긴 어렵더라고요. 오랫동안 현업에서 공부하고 운동하며 느낀 바로는 제대로 운동하는게 우선입니다. 더불어 양질의 식사와 양질의 휴식을 취하고, 그 기간이 누적될 때 훨씬 더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지금도 운동 후 연이은 수업 등으로 밥 먹을 상황이 안 될 때만 보충제를 먹습니다. 수업 때도 늘 그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요. 보충제가 도움이 안 되진 않겠지만, 보통 사람에겐 기대보다 효능이 미미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백지 한 장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위, 프로 레벨에선 보충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력 극대화를 위해.”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는?

- 궁금해서 꼭 한 번은 먹어보고 싶은 사람.

- 식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공복 시간이 긴 경우.

- 식사로는 채우기 힘든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있는 사람.

- 운동, 영양, 휴식을 잘 챙기고 있지만, 더 큰 성취를 원하는 사람(운동선수 또는 마니아).


 위의 경우엔 보충제를 먹어도 좋겠습니다. 심리적인 플라세보 효과를 위해 한번 먹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또 부득이하게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엔 보충제라도 섭취해줘야 건강을 해치지 않습니다. 다만 오남용은 주의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보충제 섭취에 앞서 ‘정기적으로 운동 열심히 하고, 식사 잘 챙기고, 잘 쉬는 것’은 근육과 체지방 관리뿐만 아니라 건강의 가장 기본입니다.

 그래도 보충제를 안 먹으면 불안한 마음이 드시나요? 보충제 회사의 마케팅에 여러분이 이미 물들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보충제의 오남용은 여러분의 통장 잔고뿐 아니라 소중한 신체까지 훼손할 수 있습니다. 신체 기관은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기능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노화’만 촉진됩니다. 특히 간과 신장이 과로하게 되고 소변의 암모니아 냄새, 만성피로, 통풍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보충제 먹는 방법

     

 운동이 삶의 1순위던 그때 (1회당 2시간 x 일 2회 x 주 5~6회 x 3년 이상 운동) 저도 보충제를 장기간, 주기적으로 먹었습니다. 당시 만성피로에 절어 있었는데, 이 피로감을 보충제로 다 해결하려 했습니다. 쉬어야 하는데, 보충제 먹고 또 운동을 하니 얼마나 몸이 상했을까요. 그땐 몸 좋아지는 게 유일한 목표였으니 식사는 식사대로 하면서 보충제를 기상 직후부터 잠자기 전까지, 주기적으로 먹었습니다. 보충제 쇼핑과 늘어가는 빈 통을 보며 행복을 느끼기도 했으나 지금은 보충제를 선택적으로 먹습니다. 먹는 날보다 안 먹는 날이 훨씬 많고, 2주 이상 안 먹기도 합니다. 운동 강도와 운동 후 식사 가능 여부에 따라 보충제 섭취를 결정합니다.


 첫째, 수업 일정이 빡빡하여 시간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식사를 할 수 없으니 차선으로 먹습니다.

 둘째, 중상 수준 이상의 격렬한 운동 뒤 바로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먹습니다.


자는 몸풀기나 가벼운 운동 후, 또는 강도 높은 운동을 했더라도 식사할 수 있는 여유가 되면 보충제는 먹지 않습니다. 근육이 빠질 것 같아 처음엔 꺼림칙하겠지만, 여러분도 보충제 회사의 세뇌를 넘어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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