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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슬비 Apr 10. 2023

민화 속의 '거북 도상'의 변화와
상징 이야기 (20)

고려시대의 거북(3) - 석관(2)

   고려시대 ‘현무’는 안동 ‘서삼리 고분벽화’와 마찬가지로, ‘석관’에서 보이는 ‘거북’이 ‘귀사합체’의 모습이 아니라, ‘거북 단독’ 형상으로 나온다. 


   거북의 두상은 ‘일반 거북형’, ‘용두형’, ‘사두형’ 도상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현무’는 모두 ‘측면’의 모습만 그려져 있지만, 고려시대의 벽화와 석관에서 보이는 거북의 몸체는 주로 ‘정면’을 향해 있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거북’의 배갑은 바위나 육각형의 귀갑문으로 표현되었다. 

    주로 배갑 위로 자신의 무게보다 몇 배나 무거운 산을 우직하게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배갑과 산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배갑과 산의 구분이 쉽지 않다. ‘거북’의 배갑 위의 표현된 산에는 나무(가지) 또는 나뭇잎으로 주변을 장식하거나 도식화되어 ‘⌗’자와 같은 식으로 새겨져 있다. 


   이렇게 자신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산을 등에 이고 있는 ‘거북’의 형상은, 『열자』 「탕문」에서 동방의 삼신산을 ‘거북(龜)’이 머리로 떠받치고 있다는 신화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고려시대 ‘석관’에서의 ‘산’은 그냥 ‘산’이 아니라, 발해의 동쪽에 있다는 동방의 낙원 ‘삼신산’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시대 ‘약수리 고분벽화’의 ‘현무’처럼 사후(死後)에도 ‘사신’의 보호를 받으며, 현세의 안락한 삶을 연장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고려시대 석관 현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석관 현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석관 현무-허재 석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석관 현무-정언심 석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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