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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molove Aug 27. 2021

사랑받기 위해 시작했는데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프롤로그

피아노 전공을 한 나는 평생을 우아하게 피아노 연주만 하고 살 줄 알았다.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며 사는 나에게 세상 밖은 너무도 위험한 곳이었다.


남편이 희망퇴직을 하고 코로나로 인해 나의 직장도 사라졌다. 빈틈없이 이어지는 레슨 일정으로 시간적인 여유 없이 살다가 백수가 되었다. 집에만 들어앉아있던 나는 점점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새로운 이웃을 알게 되고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나도 몰랐던 사교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했다. 음악이라는 주제만 생각하며 한길을 살아온 나에게 세상은 마치 알에서 나온 병아리가 처음 보는 풍경처럼 놀랍기만 했다.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는 채 나는 온 마음을 새로 알게 된 이들에게 내어주며 살았다. 그리고 새로 사귄 이웃들과 가장 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가정생활까지 무너지는 힘든 나날을 보냈다. 도미노 넘어지듯 한꺼번에 덮쳐오는 일들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한시도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마지막 선택으로 자살을 시도하려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모든 악몽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난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나 보다. 갑자기 오기가 생겼고 내가 왜 이렇게 스스로 고통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반문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복용하던 약을 중단했다. 약에 의존하려는 나 자신이 한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날의 허수아비같이 흔들리던 나를 떨쳐내고 싶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곳에서 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주위의 누가 아닌 나 스스로가 나를 생각해주고 위로해주며 살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아침에 혼자서 눈뜨고, 산길을 걷고, 식사하고 잠들었다. 밤에 어둠이 무서워 잘 때 늘 등을 켜 둬야 하는 겁 많은 나에게는 일주일이란 시간이 한 달 보다 길었다.  

매일 밤 이불속에서 혼자 울며 이를 악물었던 나, 새롭게 태어나 날개를 펼치리라는 결심으로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나를 붙들어준 희망 한 줌, 난 그 희망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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