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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체 Oct 03. 2022

푸주옥 지나가다


푸주옥 지나가다




유난히

쇠고기 즐기시던 엄마는

푸주옥 것들 좋아하셨지


태재고개 넘어 왼쪽

푸주옥 무릎 도가니탕 들러

꼬리 두 개 도가니 두 개 주문하면

7만 원 넘어 택배비 무료라

늘상 그렇게 주문했지


길음 뉴타운 8단지 주소를 적고

엄마 이름 전화번호 적고

카운터 아주머님 말했지

아, 어머님께 또 보내시는군요


오늘 굿모닝마트 계란 사러 가다 보는

푸주옥 간판 유난스러운 저 '무릎' 두 글자

도가니탕 좋아하신 엄마의 무릎은

쓸만하셨던가 잘 구부러졌던가


알아서 매번 보내드리지도 못하고

그것 하나 못하고 간신스런 전화받고야

보내드린 무릎 도가니탕 꼬리곰탕


이제는 그 간판 지나가는 일조차 버거워

차마 숟가락 들고 국물 포르르 넘기지 못하겠네

어디 낯선 해장국집 곰탕집 도가니탕

주인장 정성반 애간장반 푹 끓여낸 그런 밥집

엄마 없이 슬몃슬몃 들어가 국물 속에 스밀까 숨어들랑가 


아, 그런  그런 밥

어디 있을랑가

있을랑가 몰라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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