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주옥 지나가다
유난히
쇠고기 즐기시던 엄마는
푸주옥 것들 좋아하셨지
태재고개 넘어 왼쪽
푸주옥 무릎 도가니탕 들러
꼬리 두 개 도가니 두 개 주문하면
7만 원 넘어 택배비 무료라서
늘상 그렇게 주문했지
길음 뉴타운 8단지 주소를 적고
엄마 이름 전화번호 적고
카운터 아주머님 말했지
아, 어머님께 또 보내시는군요
오늘 굿모닝마트 계란 사러 가다 보는
푸주옥 간판 유난스러운 저 '무릎' 두 글자
도가니탕 좋아하신 엄마의 무릎은
쓸만하셨던가 잘 구부러졌던가
알아서 매번 보내드리지도 못하고
그것 하나 못하고 간신스런 전화받고야
보내드린 무릎 도가니탕 꼬리곰탕
이제는 그 간판 지나가는 일조차 버거워
차마 숟가락 들고 국물 포르르 넘기지 못하겠네
어디 낯선 해장국집 곰탕집 도가니탕
주인장 정성반 애간장반 푹 끓여낸 그런 밥집
엄마 없이 슬몃슬몃 들어가 국물 속에 스밀까 숨어들랑가
아, 그런 국 그런 밥
어디 있을랑가
있을랑가 몰라
(2022.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