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자전거 타러 화천에 다녀왔습니다. 3년 만에 열리는 대회라 긴장과 기대로 달려갔습니다. 자전거와 대회는 멀고 무냥, 가을이 훅 들이쳤습니다, 온 마음에.
내내 슬픔과 곤혹이 겹쳐 힘든 주말이었습니다. 일요일 대회인데 할 수 없이 토요일 맥주를 마시고야 잠들었습니다. 그 곱상한 노랑빛과 붉음의 나무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내려온 양떼구름들. 미친 듯이 그리운 시간이었습니다. 혼자였으면 하늘과 참나무 잎사귀들 흔들리는 소리와 계곡 물소리에 희번덕 퍼져 함께 울고 있었을겝니다.
시詩도 아니고 동시인가, 낙서인가 문득, 후드득 썼습니다. 토요일 늦은 오후, 화천 시장을 배회하다 올려다본 하늘들이 머리에 들어와서 소리 내 울었습니다. 이 가을, 매운 얇은 장떡 하나 먹으러 시장 들렀다 울다 나온 철없는 아해 되어 혼자서 보내야 하나 봅니다. 가을이 왔는데 속은 매서운 바람 속 시베리아 감옥소가 되려는지요. 까짓 거 지나가는 날들, 보내야 할 날들 열심히 맞닥뜨려 뒹굴겠습니다. 가을이 왔다고 한번 소리 내 봅니다. 가을이 왔다고.
포천 미미향 앞에서 짜장면 기다리다 올려다 보는 하늘에 가느다란 선들이 잔뜩 걸렸네요. 어디로 그리 많이 보내고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