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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Feb 15. 2017

독수공방

겨울 하늘 아래

여름이 아니라도
어느 도심 가로수길 능수버들에
시 한 수 걸고
읽어볼까 했는데
망나니 푸른 칼부림에 날아갔나
남은 모가지가 없다
이 겨울
바들거리는건 나무만이 아니다

어느 시골 냇가 능수버들에
시 한 편 펼치고
한 소리해 볼까 했는데
마흔 넘어도 장가 못간 농군 총각
눈치에 타들어갔나
이 겨울
속 썪는건 사람만이 아니다

겨울 하늘에
시 한 수 치고
읽는다
이 겨울
움츠리는건 추워서가 아니다

이 밤
흔들리는건 바람 때문이 아니다
이별 한 번 못하고 붙잡던 마음
눈길 한 번에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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