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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킴 Oct 03. 2016

여름 나라로의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 '맘마미아!'

당신의 인생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오늘의 일상 속 여행





Place
휴양지




Movie
맘마미아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여행했던 곳마다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있기에 딱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도쿄타워에서 야경을 보고 우동을 먹었던 날, 괌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거북이와 수영을 했던 날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내가 다녀온 여행지를 크게 나누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도시다. 관광을 목적으로 하며 멜버른, 상하이, 홍콩 등이 여기 속한다. 둘째, 휴양지다. 좋은 호텔에서 먹고 쉬며 수영하는 동남아시아의 대부분의 도시가 여기 속한다. 셋째, 자연이다. 스위스, 뉴질랜드와 같이 광활한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이다.


셋 중에서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은 두번째 '휴양지'이다. 세부, 보홀, 방콕, 파타야, 다낭, 괌, 보라카이 등등. 저가 항공을 잘 노린다면 비싸지 않게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었기 때문이고, 내가 여름나라로의 여행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여름이 그리워져 패딩을 벗어던지고 동남아시아로 수영하러 떠나곤 했다. 



여름의 향기를 사랑하는 이유를 사진과 함께 설명해보려고 한다.




01_ 에메랄드 빛 바다


누가 뭐래도 여름의 백미는 바로 이 에메랄드 빛 바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어나서 우리나라의 푸른 바다만 접한 내가 처음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았을 때의 충격은 말로 다하지 못할 것이다. 얼마나 투명했던지, 바닷속에 담긴 내 발과 손이 다 비칠 지경이었다. 


하얗게 부서지는 모래, 맨발로 모래 위를 걷노라면 발끝에 녹아드는 촉감이 너무 부드러워 모래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내 몸이 투명하게 다 비치는 바닷속에 둥둥 떠 있다. 우리나라의 바다와 달리 바닷물이 엄청 짜다. 때문에 내 몸도 이렇게 둥둥 떠 있을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투명한 바닷속에 누워 있는 기분은 정말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이따가 수영에 지치면 저기 저 야자수 나무 앞의 선베드에 누워 망고 셰이크 한 잔을 마셔야지. 코코넛 셰이크를 마실까?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힐링 여행이구나. 아, 행복해.



스킨스쿠버를 하며 물고기들과 바닷속을 여행하는 것 또한 행복하다. 보트에 타면 에메랄드빛 바다를 향해 달리다 수심이 얕은 지점에서 스노쿨링을 한다.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색색이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나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에 인어공주가 된 기분이다. 그리고 산호들의 빛깔 또한 너무 예쁘다. 물결따라 살랑살랑 움직이는 산호들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본다.



02_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석양



하얀 모래사장에 앉아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아도 좋은데, 요트까지 타면 금상첨화다. 요트를 타면 분홍빛으로 물든 하늘과 바다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요트 위에 앉아 있다. 노을은 점점 붉게 물들고 하늘과 바다는 하나로 합쳐져 간다. 어느 게 하늘이고 바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다. 



바다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사실 패러글라이딩은 조금 무섭기도 한데, 하늘 끝까지 날아올라 수평선 너머를 보는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비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보트에 탔다. 조끼를 입고 안전장치까지 매니 조금 무서워졌다.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하나, 둘, 셋! 하는 소리와 동시에 두둥실 하늘로 날아올랐다.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카로스처럼, 지금 태양 바로 밑에 있다. 구름 조각들은 유유히 내 옆을 지나간다. 대지는 고요하고 발 밑의 너른 바다는 푸르다 못해 검푸르다. 대기권 위로 올라가 본 적이 있는가? 대기권에 올라가면 정말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고요함 그 자체. 




03_ 열대과일과 칵테일 



휴양지에선 역시 망고지! 달짝지근한 망고의 과즙을 혀로 느끼기도 잠시, 어느새 말랑말랑한 망고는 입 속에서 녹아 없어져버린다. 뿐만 아니라 망고맛 아이스크림, 망고스틴 등 열대과일들까지.



만약 유럽에 가게 된다면 1순위로 가보고 싶은 지역은 지중해다. 나의 여름 영화 '맘마미아'의 배경이 된 그리스에 가보고 싶기 때문이다. 맘마미아는 뮤지컬 영화이다보니 음식이 나오는 장면은 없었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에서 마시는 식전 웰컴주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식전 웰컴주로 모히또가 제격이 아닐까?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 잔' 유행어가 대히트를 친 것을 보면 역시 모히또는 여름과 어울린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주말의 브런치는 맘마미아의 '그리스 음식'이다. 그리스 음식중에 '문어 샐러드'가 있다. 고다 치즈 큐브와 잣, 문어와 감자를 넣고 루꼴라를 얹은 샐러드이다. 문어 샐러드의 화룡점정은 레몬 드레싱! 시판용이 드레싱이 아니라 레몬즙을 짜고 올리브유랑 섞어 직접 만들어 본다. 


곧이어 ‘지중해식 가지구이’도 만든다. 토마토도 시판용 토마토 소스가 아니라 강판에 직접 토마토를 갈아 정성스럽게 만든다. 가지를 십자가 모양으로 두고 중앙에 바질, 토마토, 잭치즈를 올린다. 드레싱으로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레몬즙을 넣어 상큼하게 입맛을 돋군다. 오븐에서 구워진 가지와 드레싱을 섞고 외쳐본다. 


이 맛은 바로 '맘마미아!'



06_밤이 되면 더 빛나는 한여름밤의 분위기



여름밤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 반팔에 쪼리 차림으로 한낮의 더위가 가신 바다를 걷는다. 춥지 않은 밤이기에밤이 아름다운 계절은 여름뿐이다. 맥주 한 캔을 따서 마실 수 있는 한여름밤의 공기를 사랑한다.


밤이 되면 이국적인 야자수 나무에 일제히 불이 켜지고 가게들로부터 로맨틱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는 맛있는 저녁을 먹고, 밤하늘의 별을 보다가, 밤바다를 조용히 걸었다. 여름의 밤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




내가 여름을 사랑하는 모든 이유. 

여러분의 인생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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