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iott 장건희 May 13. 2022

의식이 만들어내는 가짜 세상

우리 눈에 비치는 세상은 진짜 이 모습일까?

현실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이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맨눈에 보이는 세상이 당연히 현실 그 자체이고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러나 어쩌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원래 그 모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되었을까요?  


미국의 인지과학자 도널드 호프만(Donald Hoffman) 박사는 우리의 뇌가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 주지 않는다는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눈으로 본 것을 우리의 뇌가 다시 재구성하여 인식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인상파 화가 모네가 그린 흐릿한 풍경화를 보면서 우리는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어떤 풍경인지 인식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과거에 유사한 풍경을 본 적이 있고 우리의 의식이 이것을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이죠. 그림의 전체가 아닌 일부를 보고도 나머지를 유추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의 뇌가 시각적으로 들어온 정보를 재구성해서 보여준다는 증거입니다. 호프만 박사는 이런 현상을 증거로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이 실제 그대로의 세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의식이 구성한 현실(conscious reality)라고 불렀습니다.  

모네의 인상, 해돋이

생물학자들은 우리의 의식, 뇌, 시각도 모두 진화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진화의 방향은 당연히 적합도(fitness)가 높을 쪽으로 흐르죠. 즉, 생물의 지각 능력은 자연선택적으로 적합도가 높은 곳으로 발전이 되지 현실(reality)을 직시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인지과학과 교수인 도널드 호프만 박사

호프만 교수는 극단적으로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는 마치 컴퓨터 데스크톱 위의 아이콘들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예를 듭니다. 볼 필요가 없는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자연선택에 유리한 것들만 가시적으로 들어오고 인식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아이콘은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모니터에 비춰주는 그림일 뿐 실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도 우리의 진화된 뇌의 의식상에 비치는 가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모니터상의 아이콘을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봐도 아이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표현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식에 나타나는 세계도 진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전 02화 당신의 뇌정보 업로드가 완료되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