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결정론과 트리플 미디어
미디어는 메시지와 함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결국, 홍보 전략은 미디어와 메시지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중 미디어 얘기를 해보겠다. 과거의 미디어와 현재의 미디어의 무게와 활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자.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와 미디어가 매우 중요하다. 앞에서 메시지 관련 이론을 소개했다면, 이 장은 미디어다. PR, 광고, 마케팅 전략에서 미디어를 선택하는 것 역시 중요한 전략이다.
사회학자 커뮤니케이션학자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고 할 정도로 미디어의 차이에 따라 메시지도 다른 메시지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듯 미디어의 선택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신문, 방송, 대면접촉,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의 활용은 설득 메시지와 설득 대상에 따라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 때로는 방송을 활용하고 때론 신문, 때론 직접 대면 접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간혹 전화나 문자로 심하게 말다툼한 후, 며칠이 지나 만나서 대화하면 오히려 서로 이해하고 감정이 수그러드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일종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로 볼 수 있다.
미디어 결정론(Media determinism)은 미디어가 사회변화를 이끈다는 이론이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주장한 이론으로, 똑같은 메시지가 면대면으로 행해지는 것과 신문에 보도되는 것과 TV로 방송되는 것은 서로 다른 메시지를 준다는 이론이다. 즉, 미디어 결정론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인 미디어가 사회변화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한다는 이론이다. 불과 몇 년 전에 나타난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생활 습관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미디어 결정론을 PR, 광고,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적용하면, 메시지와 수신자에 따라 미디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략에 따라 신문, 방송 등 매스미디어를 활용하거나, 직접 대면 접촉하거나, 또 소셜미디어를 쓸 때도 있다.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는 미디어가 메시지의 형태와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와 미디어가 메시지의 권위와 전파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도 있다. 즉, 메시지를 어떤 미디어에 담아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 그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신문, 방송 등의 광범위한 전달력은 미디어를 하나의 권력을 만들었다. 광고 예산을 많이 확보한 기업이 매스미디어를 많이 차지하고 PR, 광고, 마케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소비자들의 인지 점유율을 많이 차지하게 되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로 키워나갈 수 있었다.
2010년쯤 탄생한 소셜미디어로 인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바로 미디어의 민주화다. 미디어 민주화란 온라인 시대,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매스미디어가 메시지를 생산하는 미디어와 소비하는 소비자의 두 축을 기본으로 한다면, 소셜미디어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없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더는 미디어의 일방적인 메시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과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수신자가 발신자 역할도 하게 되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를 넘어 새로운 미디어 개념이 생겼다. 바로 트리플 미디어 개념이다. 필자는 트리플 미디어를 제일기획에서 번역한 ‘트리플 미디어 전략’을 토대로 온라인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트리플 미디어(triple media)는 온드 미디어(owned media),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를 말하는데, 이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주체와의 관계에 의해 나눠진다.
먼저, 온드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소유한 미디어로써, 회사의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말한다. 통제 가능한 미디어가 주로 여기에 속한다. 온드미디어를 활용한 PR, 광고, 마케팅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두 번째는 언드 미디어로 뉴스 기사와 소비자의 블로그, 소비자평가단의 글, 게시판의 글, 리뷰(review)가 여기 속한다. 통제가 어려운 미디어가 주로 여기에 속하는데, 프레스릴리즈가 여기에 속한다. 제3자가 쓴 평판 글이기에 신뢰도가 가장 높은 미디어다. 평판관리가 목적인 PR의 주요 타깃미디어는 언드 미디어이었지만, 최근에는 온드미디어를 활용한 PR 역시 큰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페이드 미디어다. 배너 광고, 키워드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등이 속하는데, 유료로 미디어를 구매하는 광고를 주로 말한다. 단기적으로 넓게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지만, 유료 미디어이기에 다른 미디어와 신뢰도에서 차이가 있다.
자. 그럼, 트리플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보자. 좋은 평판을 위해서는 언드 미디어의 신뢰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고객확보를 위해서는 확실하게 통제 가능한 온드 미디어가 필요하고, 소비자 도달률을 높이기엔 페이드 미디어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페이드 미디어인 광고(Ads)로 상품을 인지한 일반계층이 팬(fan)과 고객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하지만 페이드 미디어 활용은 예산의 한계가 있으니 이를 고려하자.
첫째, 통제 가능한 미디어를 우선으로 공략하자. 즉, 온드 미디어에 콘텐츠의 베이스캠프를 만들자. 우리가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 블로그,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자. 마치 고객에게 레터(letter)를 쓰듯이 마음껏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자. 이 콘텐츠들은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가능하게 하고, 다른 사이트들에도 퍼 나르게 하자.
둘째, 언드 미디어의 평판을 활성화하자. 보도자료는 온라인 미디어에 보내고, 소셜미디어, 블로그, 게시판에서는 팬들에게 리뷰(review)하도록 유도하자. 이때 약간의 프로모션 활동도 필요하다.
셋째, 평판을 온드 미디어에서 활용하자. 언드 미디어인 뉴스사이트의 기사, 블로그의 리뷰를 온드 미디어로 가져와서 콘텐츠로 재활용하고 재생산하자.
이렇게 콘텐츠는 생산, 확산, 재생산의 싸이클을 지속해서 활용해야 한다. 콘텐츠를 한번 배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는 양육하고 보살펴야 한다.
트리플 미디어 이론에서 보듯이 변화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은 꽤 장기간 지속하리라 본다. 물론 한창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자체는 바뀔 수 있지만, 개인미디어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은 변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2010년 이전에는 ‘미디어는 메시지다’란 말처럼 미디어 중심 PR, 광고 전략이었다면, 2010년 이후에는 ‘미디어 민주화’로 미디어를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되면서 메시지 중심, 콘텐츠 중심으로 변했다. 즉, 미디어보다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