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시리즈 2: 켈리 공식과 의사결정의 비결
지난 글에서는 정보가 많으면 의사결정에 방해가 되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읽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정보의 가치는 양보다 질에 달려 있음도 배웠죠.
그렇다면 정보의 질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그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최고의 의사결정을 만드는 정보의 비밀을 알아봅시다.
좋은 의사결정에 무엇이 필요한지 밝혀낸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의 수학자 존 켈리(John Kelly)입니다.
켈리는 카지노 룰렛의 승률을 연구해서 최고로 돈을 많이 따는 켈리 공식을 개발했습니다.
이 공식을 활용해서 카지노에서 룰렛과 블랙잭으로 돈을 쓸어 담았죠.
결국 카지노에서 켈리의 출입을 막았고, 심심해진 켈리는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돈을 더 많이 벌었습니다.
이후 켈리 공식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공식 중 하나로 밝혀지며, 워런 버핏도 사용했습니다.
공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G max=R
R는 정보의 정확도입니다. G는 수익률로, G max는 최대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즉, 정보의 정확도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떤 주식이 오를지, 어떤 직업을 고를지, 어떤 사람과 결혼할지, 정확히 알수록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의사결정이 행복한 삶을 만든다는 점에서,
"행복은 내 정보의 정확도가 결정한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의 정확도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저것 어설프게 많이 알기보다는, 적더라도 정확한 지식을 아는 편이 낫다는 뜻이지요.
정보의 정확도, 즉 정보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배웠으니,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봅시다.
내 정보력이 수익률과 경쟁력, 나아가 행복까지 결정한다면,
구체적으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켈리의 "도박 공식"대로만 하면 됩니다.
켈리의 도박 공식도 꽤 단순합니다.
P-(1-P)/A=X
여기서 P는 이길 확률, A는 상금입니다.
그리고 X는 돈을 가장 많이 딸 수 있는 베팅 비율입니다.
(X=0.1이라면 전체 자산의 10%를, 0.5라면 50%를 베팅)
즉, 승률과 판돈에 맞추어 베팅해야 돈을 가장 많이 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프에서 보여주듯, 공식대로 20%를 베팅했을 때 가장 결과가 좋습니다.
도박 공식을 삶에 대입해 볼게요.
베팅의 크기는 자신감의 크기이고, 승률은 정보의 정확도입니다.
그러니 (정보력+보상)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이거나 보상이 적으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뜻도 있고요)
즉, 성공은 정보력과 적절한 자신감이 결정합니다.
그런데, 인생에서 보상은 우리가 결정하지 못합니다.
취업하려는 회사의 연봉, 만나고 싶은 사람, 주식의 수익률을 우리가 결정하지는 않잖아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진 정보의 순도뿐입니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적절한 자신감을 가지면 됩니다.
지난 글에서 본 경마 분석가들처럼 과한 자신감을 가지면 왜 위험한 지도 이제 깨달았습니다.
이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걸까요?
혹시 켈리 공식을 인생에 적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날카로우시군요.
켈리 공식을 인생에 적용하려면 내가 도전하는 일의 승률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 합격할 확률이 60%, 소개팅이 잘될 확률이 55%, 환율이 오를 확률이 40%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승률과 판돈이 명확한 룰렛과 달리 현실은 복잡하고 예측은 어려우니까요.
같은 조건으로 회사에 수십 번 지원하고, 소개팅을 수십 번 해봐야 승률을 알 수 있는데, 그럴 수 없습니다.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승률을 예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정확하지는 않겠죠.
큰일이네요, 승률만 알면 최고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 승률을 예측할 수 없다니요.
승률을 모르고도 이기는 방법은 없을까요?
놀랍게도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팅게일(Martingale) 전략을 살펴봅시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지도 알아봅시다.
P.S. 이 글에서 다룬 행복은 편익에 가깝습니다. 편익은 정량적이고, 행복은 정성적입니다.
참고자료:
Kelly, J. L. (1956). A new interpretation of information rate. the bell system technical journal, 35(4), 917-926.
https://en.wikipedia.org/wiki/Kelly_criterion
https://en.wikipedia.org/wiki/Noisy-channel_coding_theorem
https://blog.naver.com/ranto28/222883263853
https://www.dailyfx.com/forex/market_alert/2021/12/25/The-Kelly-Criterion.html
https://ergodicity.net/2012/04/11/the-history-of-the-martingale/
https://en.wikipedia.org/wiki/John_Larry_Kelly_J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