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3: 좋은 관종이 됩시다.
<독자가 글에 빠져드는 동력>
1편부터 읽으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동력 2편: 이유 만들기, 감정 흔들기, 촘촘히 배치하기
지난번에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방법 두 가지(이유 만들기, 감정 흔들기)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서론에서 아무리 강한 동력을 만들어도, 글을 읽다 보면 동력은 사라집니다. 사라지는 동력을 어떻게 글 중간중간 보충할지 살펴봅시다.
자동차 예시로 돌아가봅시다. 오르막에서는 자동차도 페달을 중간중간 눌러주지 않으면 자동차는 얼마 못 가 멈추고 맙니다. 독자 역시 동력이 사라지면 멈추고 마니, 중간중간 흥미를 보충해야 합니다.
글 중간중간 흥미요소를 배치해야 독자가 긴 글도 계속 읽을 힘이 생깁니다. 우리가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과, 독자가 관심 가질 얘기를 교차로 배치해야 합니다.
이 점이 서본결(서론/본론/결론) 구조와 다릅니다. 서본결 구조에서는 독자의 관심을 서론에서만 끌고, 본론 결론에서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만 합니다. 이런 방법은 글이 아주 짧을 때만 통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릴스-숏츠-틱톡 시대에는 1분도 집중하지 못합니다.
2000년대 평균 집중 시간은 12초, 2022년에는 8초. 금붕어보다 짧다고 하네요.
독자가 유독 집중력이 낮은 온라인에서는 10 문장 정도마다 이미지나 이야기, 한 줄 요약, 문단 나눔 등으로 독자의 관심을 다시 끌어야 합니다. 세줄 요약이 없으면 읽지 않는 세상입니다. 생각보다 독자는 집중력이 낮습니다. 글에 재미요소를 촘촘히 배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동력을 모아서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까요?
이 글에서 다룰 내용은 아니지만, 동력을 소개한 김에 간단히만 다룰게요. 늘 강조하듯, 글은 독자를 바꾸기 위해 씁니다. 동력은 독자를 바꾸기 위한 연료입니다. 얼마 없으니 아껴서 써야 하죠. 동력을 잘 쓰려면, 우선 글의 메시지가 단순해야 합니다. (글의 메시지인 목적문을 정하는 방법은 이전에 설명했습니다.)
메시지 하나를 정했다면, 이를 변주해야 합니다. 변주는 멜로디를 약간씩 바꿔가면서 반복한다는 뜻입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시지 하나를 정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 전달해야 독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으로, 그다음에는 이야기로, 다음에는 놀라움이나 분노, 호기심을 유발하며 끊임없이 글의 메시지를 반복해야 합니다. 그렇게 반복해서 독자에게 우리 메시지를 여러 번 전달해야 독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왜 메시지를 변주해야 할까요?
같은 얘기를 다양하게 반복해야 사람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같은 메시지를 다양한 감정과 스토리와 연결시켜서 들려주다 보면 독자는 그 메시지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내용은 다음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지금은 강한 감정과 이야기를 반복하면 설득할 수 있다는 점만 짚고 넘어갈게요.
사람은 완전히 빠져들었을 때 (=몰입했을 때) 메시지를 가장 잘 받아들입니다. 집중도가 높아서 글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빠져들었기 때문에 비판 없이 수용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사람을 바꾸고 싶다면 일단 완전히 집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호기심, 이유, 이야기 등으로 독자의 동력을 가득 채운 상태가 독자를 바꾸기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혹시 동력이 사람을 홀리는 기술인가?라고 생각하셨다면, 이 글의 본질을 파악하신 겁니다.
별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관심종자라고 하죠? 관심종자라는 표현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글은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아무리 진심을 담아 열심히 쓰더라도, 독자가 외면하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관심을 끈다고 꼭 관심종자는 아닙니다. 관심만 끌고 알맹이는 없어야 관심종자라고 욕을 먹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든 관심을 끈 후, 유익한 내용을 선물합시다. 관심종자도 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착한 관심종자가 됩시다.
참고한 책
강사의 탄생
100만 클릭을 부르는 글쓰기
끌리는 문장은 따로 있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
P.S. 권위를 살리는 아주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정보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입니다. 뭔가 신기하고 대단한 비밀을 아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그래서 숨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독자가 더 생각하고 탐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참고한 책도 알려드려요. 제가 글을 읽고 고민하여 이 글을 썼듯이, 독자분들도 읽고 고민하고 쓰셨으면 합니다. 빨래는 세탁기에, 청소는 청소기에, 음식은 전자레인지에 맡길 수 있어도 고민하는 일은 맡겨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