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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6개만 알면 공감이 쉽다

대화 시리즈 4: 깊게 공감하는 방법

by 프로디

이전 글 '친해지는 대화법'과 '속마음을 얻는 동기면담 대화법'을 읽으면 완벽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들을 요약하자면:

1. 친해지려면 상대가 원하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2. 사람들은 공감과 지지를 원합니다.

3. 따라서, 경청-질문-호응의 ‘신뢰 대화 사이클’을 반복하면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습니다.


'신뢰의 대화 사이클'은 경청-질문-호응을 반복하며 친밀감과 신뢰를 쌓는 대화과정입니다. 이 사이클이 빠르고 깊게 돌아갈수록 우리는 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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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대화 사이클을 하려면 3가지만 잘하면 됩니다.

1.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경청'

2. 감정과 취약성을 나누는 열린 '질문'

3. 공감하고 지지하는 '호응'


그래서 지난 글들에서 질문과 호응을 하는 방법을 배워보았죠.


하지만 막상 호응하려면 막막하지요? 그래서 실전에서 사용할 호응 방법이 필요합니다.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이유]때문에 [감정]"한 것 같네요."라는 전술적 공감입니다.

-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서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느끼는 것 같군요.

- 외국으로 유학 간다는 생각에 많이 긴장했나 보군요


그런데 이 방법을 사용하다 보면 공감에도 깊이 차이가 있음을 느낍니다.


얕은 공감 vs 깊은 공감

내 이야기를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대신, 내 이야기에 담긴 깊은(=본질적인) 감정을 찾아 공감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해받았다고 느낍니다. 얕은 공감은 지금 벌어진 사건과 감정에만 공감하지만, 깊은 공감은 그 사건이 상대에게 주는 깊은 의미에 공감하지요.

예를 들어, 외국 유학 때문에 긴장한 감정에 공감하면 비교적 얕은 공감이지만, 모든 인간관계를 두고 먼 곳에서 홀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에 공감하면 비교적 깊은 공감입니다.

“외국에 가서 긴장되겠다” → 얕은 공감

“혼자 낯선 곳에서 지내는 게 두려웠을 것 같다” → 깊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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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화에는 깊은 공감이 많습니다. 하지만, 깊은 감정을 항상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말하는 사람도 자기가 이 얘기를 왜 하는지 모를 때가 많은걸요.


그래도 사람이 느끼는 깊은 감정은 보편적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도 패턴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마침 여기 깊은 감정의 패턴을 찾은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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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공감 패턴

체이스 휴즈 (Chase Hughes)는 미국 해군에서 20년간 근무했다고 하는 행동심리학자입니다. 체이스는 행동과 말투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을 뿌리까지 엿볼 수 있다고도 주장하지요.

체이스의 경력과 학문적 신뢰도는 불분명하나, 개념은 실용적입니다.

'6분 안에 사람을 읽는 방법'을 소개하는 체이스 휴즈의 책 Six-Minute X ray를 보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6가지로 나뉩니다. 책에 따르면, 누구나 핵심 욕구인 "중요성/인정/소속" 중 1개와, 보조 욕구 "지성/동정/힘" 중 1개를 원합니다.


핵심 욕구 3개는 이렇습니다:

1. 중요성 (Significance)

- 자신이 특별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로 보이길 원합니다.

- 성과나 독특함을 강조하며 주목받으려는 행동을 합니다.

- 자신의 성과나 특별함을 자주 강조하며 눈에 띄려 합니다.


2. 인정 (Approval)

- 타인의 긍정과 칭찬을 통해 자신을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 불안 표현이나 과한 겸손을 통해 칭찬을 유도합니다.

-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칭찬과 긍정을 유도하려는 말과 행동을 자주 합니다.


3. 소속감 (Acceptance)

-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원합니다.

- 단체 활동, 타인을 돕는 행동 등으로 소속을 표현합니다.

- 단체복을 즐겨 입고 (과잠이나 야구팀 후드티 등), 단체 활동 얘기를 자주 합니다.


보조 욕구 3개는 이렇습니다:

1. 지성 (Intelligence)

-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주길 원합니다.

- 전문 지식이나 학력, 논리 등을 자주 언급합니다.

- 학력, 전문성, 어려운 용어로 똑똑함을 드러냅니다.


2. 동정 (Pity)

- 불행함을 인정받고 공감을 얻으려 합니다.

- 고난을 겪거나 피해를 받은 경험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 힘들었던 과거나 피해 경험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며 공감을 유도합니다.


3. 힘 (Power)

- 강하고 지배적인 존재로 보이길 원합니다.

- 공격적이거나 위협적인 행동으로 힘을 과시합니다.

- 강해 보이는 제스처나 옷차림, 말투를 사용합니다.


사람의 행동이나 차림새, 대화에 집중하면 이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공감이 아주 쉬워집니다. 이 6개 욕구가 모든 사람을 100%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경우 쓸만해서 실용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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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사람은 욕구에 맞는 말을 하는 상대를 신뢰하고 좋아합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책이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라'라고 한 점과 비슷하지요.)


위에서 든 예시인 "해외 유학 때문에 긴장한" 친구는, 사실 자신이 해외 일류 대학에 간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자랑하며 "인정/지성" 욕구를 표현했을 수도, 아니면 친구가 사라진다는 점에 "소속감/동정" 욕구를 표현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본인이 듣고 싶은 말을 들었을 때, 친구는 '대화가 참 잘 통한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이 사람이 어떤 욕구를 가지는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찾아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깊은 공감은 6가지 단어만 외우면 됩니다. 중요성, 인정, 소속감, 지성, 동정, 힘.


그런데 왜 깊은 공감이 중요하냐고요?


행복과 장수의 비밀, 깊은 대화

하버드에서 80년간 200명 넘는 사람들을 추적하며 행복의 조건을 연구했습니다. 과연 행복에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돈? 명성? 타고난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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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인간관계였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관계는 행복에 가장 중요할 뿐 아니라, 수명과 육체 건강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를 이끈 왈딩저 박사는 말합니다.

외로움은 치명적이다.
담배나 술만큼 위험하다.


인간관계와 대화 문제를 계속 다루는 이유는 인간관계에 우리의 행복과 건강이 달렸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가 쉬워지고, 행복과 건강이 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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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그 사람의 가치관도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의 가치관을 9개로 설명한 이전 글을 읽으면, 이상해 보였던 사람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Six-Minute X-Ray: Rapid Behavior Profiling

-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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