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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가 없어 폰만 보고 있다면?

긴 게임과 짧은 인내심

by 프로디

운동, 악기, 외국어, 시험공부 등 일들을 하다가 포기한 적 있으신가요?

누구나 힘들고 오래 해야 하는 일을 포기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는 주 3회 헬스장에 가는 게 올해 다짐이었는데, 지금 못 간 지 2주가 넘었네요.


우리는 왜 어려운 일을 포기할까요?


오늘은 어렵고 오래 걸리지만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입니다.


노력을 들이면 보상이 나온다

우선, 우리가 하는 일들을 Game이라고 부를게요.

Game은 노력-보상 세트죠. 일정기간 비용을 들이면,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공부처럼 계속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다가, 마지막에 투입한 노력 이상을 시험 합격으로 보상받는 구조입니다. 정기적금을 떠올려도 좋겠군요.


게임에 따라 보상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게임도, 짧은 게임도 있습니다.


좋은 예시로, 3년 이상 걸리는 변호사 시험 같은 긴 게임이 있습니다. 집 앞 편의점까지 걸어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짧은 게임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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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는 인생에서 다양한 게임을 하는데요, 보통 긴 게임이 삶에 더 큰 보탬이 됩니다. 꾸준한 운동이나 독서, 투자 혹은 브런치 연재도 있지요. 반면, 짧은 게임 중에는 삶에 나쁜 게임도 많지요. 인스타 릴스 보기,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 음주나 흡연 등등, 끊기 힘든 게임들이죠.



하지만 우리는 나약하다

문제는 우리가 긴 게임에 약하다는 겁니다. 요즘 유명해진 도파민 중독도 같은 현상이지요. 우리는 (장기적으로 손해인) 짧은 게임 시선을 빼앗기느라, 정말로 중요한 긴 게임들을 포기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시간과 노력 비용이 커서 중간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둘째, 방법이 복잡해서 방법을 몰라 헤매다 포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 공부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긴 게임에 대한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1. 한입크기로 자르기

간단하게 인식을 바꾸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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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큰 게임을 여러 작은 게임으로 나눕시다.

(혹시 코딩을 안다면, "분할 상환분석 Amortized Analysis"을 생각해도 좋은데, 몰라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긴 게임이 왜 어려울까요? 사람이 근시안이라 그렇습니다. 머리로는 헬스장 가야지 생각하면서도, 두 시간 동안 누워서 릴스를 보는 게 사람입니다. 단기 결과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비관적인 인간 본성은 바꾸기는 어렵죠.


근시안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내심이 적습니다. 아무리 보상이 커도, 당장 너무 힘들면 하던 일을 때려치우게 됩니다. 너무 바쁘고 며칠 못 자면 인내심이 다해 브런치 연재를 늦는다거나,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지 못한다거나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핵심은, 장기 보상이 아무리 크더라도 단기적으로 너무 힘들면(=손실이 크면) 우리는 정신적으로 지속할 힘을 잃는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새해 다짐이 무너지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긴 게임을 하더라도, 중간중간 보상을 받게 해야 합니다. 중독성 있는 게임들이 그렇죠. 20시간짜리 게임은 다 깨면 성취감을 주지만, 5~10 분마다도 자잘한 즐거움을 줍니다. 즉, "자잘하고 놀라운 보상"이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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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하루 일을 끝내면 작은 초콜릿을 먹는다거나, 일주일치 일을 끝내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던가 할 수 있지요. 보상이 적당히 자주, 작지만 새롭게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보상이 변칙적이어서 새롭고 놀라우면 더 효과가 좋은데요, 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다룰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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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간 정류장 만들기

또한, 다음 목표가 가까이 있어야 덜 힘듭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할 때도 게임 클리어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지금 하는 스테이지를 어떻게 깰까만 고민합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피로도도 적고요. (문명같이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을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정신적 피로 때문입니다.) 릴스도 몇 초씩 보니까 피곤하지 않은 것이지, 처음부터 '2시간 동안 릴스 300개 보기'를 목표로 하면 피곤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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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LoL도 이러한 구조를 따라갑니다. 롤 게임 한 판은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한 시간 내내 집중하기는 힘들죠. 그래서, 한 판 안에 여러 작은 게임이 있습니다. 약 5분마다 용 같은 다양한 목표가 주어지고요. 1분 내외의 소규모 전투도 약 10분마다 있습니다. 따라서, 롤 한 판은 흥미롭게 이어진 여러 소규모 전투입니다. 짧은 전투가 주는 짜릿함(작은 게임) 덕분에, 우리는 실제 게임을 지더라도 재밌어하며 한 판 더 합니다.

Screenshot 2025-04-21 at 15.47.35.png https://www.youtube.com/watch?v=HC4kCe8ryEw


인생을 비롯한 긴 게임에서도 참고할 점입니다. 주어진 본성인 인내심을 늘리는 대신, 작은 보상과 중간 목표로 자신을 길들여보면 어떨까요?


계획은 크게 세우지만, 일 할 때는 이번 주/오늘/지금 당장 할 일만 보고 달려봅시다. 하루하루만 잘하면 됩니다. 당장 지금 미뤘던 운동과 방청소를 하고, 책장에 처박아둔 책을 꺼내서 읽고, 구상해 둔 부업을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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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어렵다면, 지금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좋습니다. 관성은 우리를 제자리에 묶어놓기도 하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니까요. (잘 시작하는 법도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구독하면 알림 드려요.)


게임이 길수록 보상이 오기 전까지 최저점(데스 밸리)이 낮습니다. 최저점이 인내심의 바닥을 뚫으면 우리는 포기하고 맙니다. 그래서 최저점이 인내심의 바닥을 뚫지 않도록 작은 보상과 목표를 배치한다면, 힘들이지 않고도 긴 게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일 년 넘게 브런치에 글을 연재할 줄 몰랐고, 그런 근성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번 주 일요일에 올릴 글만 생각했더니 아직도 하고 있네요. 이제는 멈추기가 어색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는 여기에서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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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 How to work Hard: 폴 그레이엄 (Paul Graham)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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