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매니저의 이직 스토리 3
모든 채용 사이트에 구직 중으로 변경했다. 이름 들어본 회사면 어디든.
그리고..
모든 서류 - 탈락.
제품 매니저라면 결과를 회고해야 한다.
탈락의 원인을 두개로 추렸다. 1. 잘못된 내 이력서 2. 얼어붙은 채용 시장.
아니면 둘 다!
주변 지인들에게 이직하려는데 서류를 계속 탈락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한분이 자기 지인 중에 이직왕이 있으니 그 사람에게 물어봐주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했다. 경력기술서나 이력서는 선뜻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박했고 이 과제를 꼭 이루고 싶었다. 기꺼이 나는 탈락한 모든 경력기술서와 이력서를 보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내 경력기술서와 이력서를 본 이직왕의 답변이었다. 경력 기술서나 이력서를 써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벌을 완성하는데 여간 정성이 드는 게 아니다. 구술을 꿰듯 하나하나 집중을 다하고 볼 때마다 수정해야 한다. 나름 열심히 써서 완성을 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내 경력기술서는 오직 KPI와 데이터로 점철되어 있었다. 읽는 사람을 위한 스토리(=배려)가 없었던 것이다. 팩트를 나열하면 모두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모든 데이터와 팩트는 스토리 위에 올려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다시 구술을 빼내고 꿰기 시작했다. 경력 스토리를 만들고 프로젝트 별로 다시 구성했다. 처음 읽는 사람도 이해하도록 쉬운 스토리와 목표를 만들었고 데이터를 채웠다.
시장 자금줄이 말라 모든 회사가 채용을 극악으로 줄이는 시기였다. 자연히 채용 중인 자리도 적었다. 열려있는 곳은 항상 채용을 하는(aka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C 사와 T 사 정도였다. 이런 시기에 채용 중인 자리는 내부의 수시로 변하는 TO 정책이나 내부 기대를 반영하기 힘들고 결과를 받기까지 수일이 걸린다. (물론 합격하기도 힘들고...) 따라서 채용 사이트를 통한 일반 지원은 합격 가능성이 낮다.
나의 새로운 전략은 헬멧이라도 쓰고 맨땅에 헤딩하자는 것이다. 건너 건너 아는 지인을 총 동원하여 지인 추천 전형으로 바꿔서 지원하였다. 이직 고민을 얘기하다가 지인이 어떤 회사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연락처를 얻어 연락을 하고 사정을 털어놓았다. 연락했던 모든 사람들이 흔쾌히 '지인 추천'으로의 지원을 도와주었고 추천서를 써주었다.
전략의 변화는 성공을 가져왔다. 서류 합격률과 면접 기회의 유의미한 상승을 이뤘다. 기존과 전혀 다른 사업의 제품매니저 포지션도 합격했다. 지속적으로 프로필을 업데이트한 채용 사이트를 통해서도 연락이 왔다. 끊임없는 변화와 시도로 일단 서류는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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