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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Apr 22. 2024

의미를 입히는 사람

작위와 무위


직업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

생계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

재능과 기술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


또는 공부만 하거나

연애를 하고 결혼하여

가족을 부양하는 것

친구를 사귀고

취미 자체만을 갖는 것

이러한 삶 그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


삶 자체가 의미 없다는 뜻이 아니다.

삶에는 거대한 의미가 숨겨 있다.

다만 여기에서의 의미 없음은

~만을 위해 사는 것을 말한다.


~만을 위해 산다는 것은 수단적 삶이다.

그 삶이 어떤 목적성을 내포하지 않으면

의미는 상실되고,

기계와 같이 일하는 도구로 종속된다.


이때 느끼는 감정이 정체성의 혼돈이다.

자신이 왜 사는지 그 존재의 의미,

곧 삶의 의미를 상실한 실체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의미를 입히는 어떤 부여의 작위가 빠졌다는 뜻이다.


노자는 작위를 거부하여 무위를 전하였고

불교는 소유를 거부하여 무소유를 설파하였다.

인위적으로 자기를 위해 채우는 행위를 작위라 하는데,

이는 자아의 이기심을 무의식적으로 욕망하는 작위다.


하지만 무아나 무소유는 이타애를

의식적으로 욕망하는 작위다.

그 상태에 이름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의식적인 작위에 의해 주어지는 상태다.

그것이 반복적 작위에 의해 몸에 배인 상태가 체화이며,

이때부터는 이제 작위에서 무위로 바뀌면서

의식하지 않고도 무의식적, 반사적으로 타인을 돕는다.


작위와 무위는

무엇에 의해 무엇에 이르는 단계일 뿐이지

누구에 의해 주어지는 은혜나 축복이 아니다.

그것은 원인을 심고, 결과를 거두는 하나의 법칙이다.

수많은 작위의 인위적 노력에 의해 주어지는 것,

그것이 마치 어느 순간 선물같이 주어지기에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다.


곧 작위의 노력 끝까지 이르러

그것이 의미 없음을 깨닫고,

모든 것을 순수와 진실의 상태로 행할 때만이

의미 있음을 발견한 상태다.


곧 순수와 진실의 상태가 무위이며,

가식적 작위를 벗어난 행함을 일컬어

'무위(無爲)'라는 언어로 대체하여 썼을 뿐이다.

곧, 어떤 행위를 하지만

그 행위에는 자아의 이기적 행위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삶에는 거대한 의미가 숨어있다고 앞에서 말했다.


사람이 도구화, 수단화, 종속화되면

삶이 무의미해지면서

불안감과 함께 소외감이 몰려오고,

우울증, 외로움, 공허함, 허무함이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하지만

직업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하는 사람

생계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하는 사람

재능과 기술을 배움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


공부와 연애를 하고,

친구를 사귀고,

결혼하여 가족을 부양하고,

취미 생활을 하는 데에도

아름다움과 향기로운 삶으로

의미를 입히는 삶을 창출할 때

비로소 삶은 종속화에서 벗어난다.


의미를 입힌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10만 원의 옷을 선물 받아서 좋아했다.

알고 보니 그것은,

자신을 동창회장에 뽑아달라는 뇌물이었다.

순수하지 않은 의도를 숨기고,

나를 하나의 도구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그 선물이 오히려 기분 나빠진다.

이것이 가식적 작위다.


하지만 똑같이 옷을 선물하였는데,

그것은 다른 의도가 없었다.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친구 또는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에

고마움과 순수한 의도로 주었던 것이다.

이때 그 선물은 가치 있고 고급스러워진다.

이것이 순수한 무위의 작위다.


이러한 삶이

의미를 입히는 삶이다.


우리의 모든 삶에서

우리의 모든 관계에서

이런 의미를 입힐 줄 아는 사람은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이다.


너와 나의 만남에서

우리는 의미 없기를 원치 않는다.


그 만남이 의미 있기를

처음 만났을지라도 그러하기를



윤 정 현



미소로 다가오는 천사여!

그 마음에 칼이 없기를

그 마음이 순수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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