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나 차에서나 평행하게 펼쳐놓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이미 집에 있었다는 것을 차박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소름 돋게도 차박을 몇 년 전부터 예측하고 준비했는지, 맥시멀 리스트인 나조차도 집을 뒤적거리다 보니 '이런 게 왜 우리 집에...?' 하고 의아했던 소품들이 많았다. 집안에서는 그저 천덕꾸러기였던 아이템도 막상 차에 가져다 놓으면 제대로 빛을 바라게 된다. 이런 아이들인 줄 모르고 집 안에만 고이 모셔 두었던 차박과 찰떡궁합인 아이템들을 소개! 집콕 아이템의 재발견!
1. 블루투스 스피커: 스피커 상단을 터치하면 전등불이 들어오고, 색이 바뀐다. 집에서는 티브이로 그냥 블루투스를 연결해 스피커로 주로 사용하느라 지금은 별로 필요가 없어지기도 했고, 스피커를 우연히 스치기만 해도 한낮에도 불이 계속 켜지면 탭을 여러 번 눌러 꺼줘야 하는 귀찮음에 (전등을 끄려면 여러 번 눌러 색이 모두 다 바뀐 뒤 마지막 탭에야 꺼진다.) 집에선 그저 성가시기만 하고 자리만 차지하던 천박 꾸러기 아이템이었다. 덕분에 한동안 어디 콕해뒀는지도 모르고 있던 아이인데, 막상 차박을 떠나오니 그렇게 요긴할 수가 없다. 감성 가득한 음악을 한층 깊은 울림으로 들을 수 있고, 밤이 되면 색색별 조명이 되어 주는 분위기 카멜레온의 감성 만능 템. 일어나기 조차 귀찮아 누워서 발로 탭탭해 색을 바꿔도 그저 감각적이기만 한 색색별 블루투스 조명 비교샷.
2. 이동식 조명: 밤에는 필수. 원래는 스탠드는 자리를 차지하다 보니 렌지대 안 천장에 달려고 사둔 충전식 무선 조명인데, 철에 붙는 자석이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 앉아서 집에서는 책 읽는 위치에 따라 렌지대 쪽에 붙였다가 책상에도 옮겨 붙이다가, 메뚜기 마냥 옮겨다니기만 하던 스탠드 대용 조명이다. 지금은 아예 거실 조명을 큰 걸로 바꾸면서 필요 없어져서 기억에서조차 사라졌던 아이인데, 랜턴을 찾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철에 달라붙을 수 있도록 자석이 달려 있어 차량에 여기저기 옮겨 붙여 놓을 수 있어 차박시 편하다.
3. 컵 홀더 대용 선반: 차박 평탄화 키트 본제품은 컵홀더 구멍이 뚫릴 예정이지만, 시제품에는 컵홀더가 없었다. 누워 있자니 컵을 올려 둘 곳이 필요했던 나는 집에다 달려고 사둔 다이소 선반이 갑자기 생각났다. 좌식 테이블은 크기를 너무 차지해서 고이 접어두었고, 이 날씬한 아이를 사람 둘 사이에 나 두고 컵이나 블루투스 스피커 핸드폰 등을 올려두거나 아래 공간에 놔두면 딱 적당했다.
4. 구름 조명: 감성 아이템. 하나만 걸어도 차박 느낌이 물씬 묻어 나온다. 원래 베란다에 걸어둔 아이템인데, 막상 켜본 적은 거의 없어 몇 년 전 넣어둔 건전지가 아직 작동했다. 구름 조명은 기존 차박 사진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한 느낌이 있고, 밤이 되면 빛을 발하는 최강 아이템이었다. 말풍선 구름 조명은 베란다에 하나, 옷방에 하나 인테리어 용으로 나두었던 건데, 베란다에 둔 것은 그만 칠판 색이 햇빛에 누렇게 변해버려 옷방에 있던 조명 하나만 들고 왔다. 손글씨를 마음대로 썼다 지웠다 할 수 있고, 밤에는 불이 들어와 이제야 좀 제자리를 찾은 듯한 아이템.
5. 집에서 텀블러에 들고 온 꽃 차 한잔: 눈에 좋을 메리골드와 노화방지에 좋을 구절초, 염증에 좋은 당아욱 차를 섞어 만든 저녁 후 입가심으로 그만이었던 꽃 차.
티백형 보다 꽃 형태가 보이는 차를 더 좋아해요! 예쁘기도 하고, 마신 후 남은 찌꺼기는 그냥 화단에 올려두면 거름이 돼서 쓰레기통에 따로 버릴 일도 없답니다.
6. 식탁과 식탁보: 막상 써보니 사실 생각보다 차체가 낮아 앉아 있기란 불편해 좌식 테이블보다는 차량 종류에 따라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올 것을 더 추천. 나무 테이블을 더럽히는 것도 막고, 사진도 이쁘게 찍고 싶다면 식탁보까지 챙겨 오는 센스! 사둔 식탁보가 없어 쿠션과 커튼을 만들려고 예전에 사뒀던 유럽풍 천을 하나를 테이블 위에 놔뒀더니, 좀 더 감각적이 된다. 맥시멀 리스트답게 유럽풍 천도 다양하게 있는데, 그날그날 차박 컨셉에 따라 혹은 기분에 따라 식탁보 대용 천을 바꿔 들고 가서 꾸며볼 예정이다.
7. 테이프이나 고리, 끈 혹은 테이프: 장식물들을 걸만한 곳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챙겨두면 좋다. 나는 막상 구름 조명을 걸려고 보니 차량 부분에 걸만한 고리가 없어 급한 데로 충전기 줄로 묶어 매달았다.
8. 담요와 쿠션: 쿠션을 놔두면 귀엽기도 한 장식용이고, 누울 때면 베개 대용으로 사용했다. 낮에는 더웠지만, 밤이 되자 제법 쌀쌀해져 요즈음과 같은 계절에 담요는 필수.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집에 무릎담요만 8개가량 있었는데, 일단 제일 큰 아이들로만 골라 3개 데려왔다.
토토로 쿠션과 강아지 쿠션, 직접 뜨게질로 뜬 담요를 포함해 색깔별 다양한 무릎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