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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Oct 19. 2021

차박의 손익분기점

손익분기점 계산으로 차크닉 떠나기


차박이 부담스러운 그대들을 위한 글


   차크닉이란 차 + 피크닉의 합성어입니다. 차박을 떠나고 싶지만, 값비싼 장비에 대한 부담과 해보지 않은 낯선 것에 대한 도전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차박 전에 반드시 예열하듯 해보라 권하고 있는 것이지요. 장비는 충분히 차크닉을 즐긴 후 계속해서 자주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사도 늦지 않아요. 캠핑 용품이 비싼 것들이 많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터넷을 찾아 손품을 팔거나, 빌리거나, 중고를 사거나, 그도 아니면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잘 살펴보면 굳이 사지 않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혹은 무료로 차크닉을 즐길만한 용품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1. 다이소 쇼핑: 사실 저는 다이소 마니아예요. 1인 용품을 사기에 예쁘면서도 저렴한 제품이 많아 자주 애용하고 있어요. 갓 이사를 했을 때 생활 비품을 한꺼번에 장만하느라 과소비도 서슴지 않았던 다이소계의 큰 손이지요. 울릉도 여행을 위한 준비물을 사기 위해 잠시 들렀다가 의외로 캠핑용품이 많다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아마 이전에도 있던 용품들이겠지만, 제가 차박을 시작하면서부터 이제 보는 눈이 달라져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겠지요. 다이소에서는 웬만한 것들은 모두 5천 원 아래에서 해결 가능합니다.

다이소템 커튼과 달모양 전구만으로 분위기는 확 달라집니다.

 

1) 커튼과 커튼봉: 레이스 커튼으로 분위기를 한번 내고 싶었으나, 새로 사기에는 좀 애매하다 생각했던 저는 다이소에서 의외로 아주 저렴한 가격의 커튼을 찾았어요. 가격은 무려 단돈 천 원! 다양한 형태의 커튼으로 약간의 멋과 사생활 보호의 일석이조의 만족을 누려보세요! 커튼봉은 기존에 있던 봉을 썼는데, 다이소에서 사더라도 3천 원이면 충분하답니다.

2) 전구: 다양한 전구가 있어요. 알록달록 볼 전구는 이미 써보아서, 달과 별 모양 전구를 각각 3천 원에 겟했답니다. 파티 분위기를 원한다면 회전 미러볼도 있답니다! 역시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다이소.

 3) 인형: 저는 조카의 협찬품 및 집에 있던 인형들로 꾸몄답니다. 하지만, 다이소에서도 5천 원 아래 가격으로 충분히 인형을 살 수 있답니다. 협찬에 대한 보답으로 다이소에서 귀여운 인형을 몇 개 더 사서 추운 계절이 돌아와 차박을 쉴 때쯤에는 인형 대여비로 조카에게 보답으로 줄까 생각하며 샀어요. 약간 납작한 인형을 구매해서 장식용으로 그리고 누울 때 베개 대용으로 사용하면 좋아요.

  4) 돗자리: 처음에는 의자도 필요 없어요. 그저 돗자리 하나를 차 앞에 깔아 놓아도 충분히 차크닉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답니다.

5) 수납박스: 저는 우드 롤 테이블이 있지만, 혼자 혹은 둘이서 차 한 잔만 즐기고자 할때 다소 큰 테이블을 설치하는 게 귀찮게 느껴진다면 그냥 꺼내 내려놓기만 해도 멋진 테이블이 될 수 있는 수납함을 하나 사봤어요. 용품을 정리하기도 좋고, 손잡이가 달려있어 옮기기도 좋아요. 손잡이 부분이 울퉁불퉁하다면 위에 얇은 판을 올려 넣고, 식탁보 하나만 깔아줘도 좋을 것 같아요.

박스 위 테이블 보를 깔고 차 한 잔을 즐기는 모습. 박스 안에는 필요한 용품을 수납해 놓으면 정리도 되고 좋아요.

5) 접이식 의자와 테이블: 접이식 의자도 있습니다. 좌식 테이블을 단 돈 5천 원이면 살 수 있어요.

6) 카라비너와 고리: 컵을 걸기도 하고 트렁크 불 끌 때도 사용 가능한 카라비너. 캠핑용품점보다 더 많은 종류의 카라비너를 보유하고 있어요. 걸이식 S 고리로 여러 물품이나 장식을 걸어둘 수 있어요.

7) 조리 용품: 참숯, 그릴 메쉬, 캠핑용 양념통 파우치, 그릇, 용기 등. 냄비나 프라이팬은 그래도 좋은 것을 사길 추천드리지만, 가볍게 라면 끓이는 정도의 가벼운 용도로 구한다면 나쁘지 않을 듯해요. 바베큐 참숯과 캠핑탄들도 보이네요.

8) 기타 각종 용품: 바비큐 꼬치, 숯 집게, 각종 라이트, 스트링 가드, 땅콩 스토퍼, 다용도 칼, 데크용 팩 등 다양한 캠핑 용품들이 있어요.


2. 손익분기점 계산법: 몇 번 차크닉을 해보고 장비를 가져도 좋겠다 생각이 든다면, 새로 구입하든 중고로 장만하든, 사용 빈도가 높아 추천하는 것은 의자와 테이블이에요. 차 안에서 좌식의 식사가 가능한 높이라면 좌식 테이블만 사도 좋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반드시 장비를 사는 것의 전제는 항상 자주 사용하겠다는 확신이랍니다. 5만 원짜리 테이블을 샀을 때, 적어도 10번을 쓸 것 같다면, 구입 시 한 번에 지출할 땐 당장 비싸게 느껴지더라도 사실 1회당 비용은 5천 원이 되는 셈이라, 자주 사용할수록 회당 사용 비용은 줄어들 테니까요.


  그럼 원가 조업도 분석 시 많이 사용하는 손익분기점을 한번 적용해 볼까요? 손익분기점이란 원래 상품을 몇 개나 팔면 이익이 얼마나 남을까를 알아보기 위한 분석법인데, 몇 번 차박을 떠난다면 내가 이 물건을 사도 이익이 될 것인가를 판단해 보기 위해 사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림에 적힌 공식이 원래 많이 알려진 공식이나 좀 더 편한 계산을 위해, 제가 풀어놓은 밑의 계산법을 참조해 계산해보세요.


손익분기점 판매량 (목표 차박 횟수)  =  고정비 / ② 단위당 공헌이익

① 고정비 = 장비 비용과 같이 차박 횟수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드는 비용
② 단위당 공헌이익 = ③ 단위당 판매가 - ④ 단위당 변동비,
    1회 차 박시 내가 얻은 이익에서 1회 변동비만 뺀 일종의 순이익의 부분적인 개념
③ 단위당 판매가 = 차박을 떠날 때마다 얻는 회당 기회이익
④ 단위당 변동비 = 차박을 떠날 때마다 드는 회당 변동 비용

[그림의 공식 관련 용어를 차박에 적용한다면...]
* 매출액 = 일종의 기회이익 (기회비용의 반대 개념으로 제가 지어낸 말이에요, 차박을 떠남으로 해서 절감된 비용의 총 이익), 회당 이익이 동일하다면 ③ X 차박 횟수
* 변동비 = 차박을 떠나는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변동 비용의 총액. 식사비, 음료 비용 등을 모두 합친 비용, 회당 비용이 동일하다면 ④ X 차박 횟수


    쉽게 예를 들어, 테이블을 구매했을 때 손익분기점 계산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는 5만 원짜리 테이블을 사고, 친구를 만날 때 마침 추석이라 집에서 남아도는 귤, 떡, 과자, 음료만 챙겨 피크닉을 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면 2인 기준 점심 식비 1만 5천 원과 카페에서의 비용 1만 원으로 총 2만 5천 원을 아낀 셈이지요. 그렇다면, 단위당 공헌이익은 추석 명절 남아도는 음식이라 변동비가 별도 없이 절감된 이익 2만 5천 원이고, 고정비는 테이블인 5만 원이겠네요. 그렇다면 단 2회만 (5/2.5만) 차크닉을 떠난다고 한다면 저는 테이블 산 비용의 본전을 찾은 셈이지요.

   또 다른 예로, 날이 좋은 날 저는 김밥과 라뽂이만 사고 동생은 편의점에서 음료만 사 와서 차려두고 먹기도 했어요. 이번에는 테이블이라는 고정비 이외에도, 김밥, 라볶이, 음료 등 구입 시 1만 5천 원의 단위당 변동비가 추가로 든 셈이지요. 단위당 공헌이익은 2.5만 - 1.5만 = 1만원이에요. 그럼, 손익분기점은 5회(5/1만)만 사용하더라도 넘길 수 있는 것이지요. 계산의 편의를 위해 그리고 보수적인 계산을 위해, 점심 식사비를 다소 낮게 잡고 테이블 비용과 변동비를 실제보다 조금 높게 잡았으나, 지역별 물가나 본인의 평균적인 지출 비용을 고려해서 계산해본다면 실제로는 횟수가 좀 더 작더라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차박의 결심이 선다면, 이제 숙박비의 손익분기점도 계산 가능합니다. 식비는 펜션이든 차박이든 여행을 떠난다면 동일하게 들 테니 단순하게 계산해서 만약 차박 평탄화 키트가 30만 원이라면 펜션 1박 10만 원 대신 차박 3회면 손익분기점에 도달 되는 것입니다. 각자의 손익 분기점을 따져 보아, 현명한 판단을 하시길 바래요.


3. 장비를 산다면, 중고로 : 당근 마켓, 중고나라에는 값비싼 장비를 덜컥 구입했다가 캠핑을 한, 두 번 가보고 힘들어서 포기한 이들이 올린 거의 새 장비에 가까운 물건들이 종종 올라옵니다. 시험 삼아 저렴하게 차박을 해보고 싶다면 이런 어플에서 중고로 구입해, 깨끗이 사용 후 다시 중고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겠지요.


4. 요리는 일단 패스: 코펠 혹은 구이 그릴을 굳이 사지 않더라도 집에 흔히들 있는 붉은색 가스버너 하나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하나 들고 떠나도 좋아요. 라면 하나 끓여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어도 좋으니깐요. 하지만 저는 처음에는 힘들게 장비를 갖추고 요리를 하는 것보다 김밥이나 치킨 (배달시키면 편함), 샌드위치 컵라면 정도로 요리의 힘듬을 피하고 장비가 필요 없는 선택을 권합니다. 혹은 그냥 식당으로 가서 음식을 드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요리의 즐거움도 있지만, 장비를 갖추어, 재료 장보고, 요리하고, 설거지까지 하다 보면 자칫 노동이 될 수도 있기에 처음에는 요리는 빼고 살살 달려보시길 권장합니다. 집에서 싸온 간단한 도시락이나 계란, 텀블러 컵에 따뜻하거나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담아 오는 정도의 수고 정도면 충분합니다.

5. 카페와 바 대신 차크닉:  날이 좋은 날, 차크닉은 웬만한 카페 뷰나 레스토랑 뷰와 분위기을 뺨친답니다. 저는 주변 신상 카페는 웬만해서 다 돌아보는 카페 마니아인데, 차크닉을 시작한 뒤로 카페 탐방 욕심이 사라졌네요. 카페 뷰와 분위기보다 훨씬 더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아버렸거든요.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어두운 밤 전구를 켜놓고 감성 돋는 음악에 맥주 한 캔도 웬만한 바에서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분위기 깡패입니다. 조명이 없으시다고요? 걱정마세요. 휴대폰 손전등을 키고 빈 병을 그 위에 올려놓으면 나만의 멋진 분위기 있는 조명이 탄생합니다.

6. 인터넷 쇼핑과 비교는 필수: 한 두 번 해보고 장비를 사도 좋겠다 생각이 든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반드시 인터넷 쇼핑과 비교해보세요. 어떤 것은 인터넷이 더 싸고, 어떤 것은 캠핑용품점이 더 싸기도 합니다. 작은 비너나 자석제품처럼 작고 저렴한 제품들은 인터넷에서 오히려 배송비가 더 추가되므로 용품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고, 구이 그릴의 경우도 용품점에서 할인 중이라 더 저렴했어요. 그렇지만 팬 종류와 테이블 등은 인터넷이 더 싼 경우가 많아 용품점에서 그냥 패스했답니다.


7. 장식도 생략 가능: 저는 꾸미는 것을 좋아해 단조로운 실내보다 그때그때 아기자기하게 바꾸는 것을 선호하지만 모노 심플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드림캡처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결국 열 일하는 건 트렁크 문 뒤로 펼쳐지는 뷰니깐요. 내 스타일에 맞는 어떤 뷰를 선택할지가 더 중요합니다. 캐나다에서 원주민이 직접 만들어 기념으로 사 왔다 인테리어와 맞지 않아 쓸 일 없이 16년을 거의 구석에 묵혀만 두었던 드림캡처를 차박 아이템으로 찜해보니 하나만 달아둬도 멋진 장식이 되었네요. 밤까지 머물 예정이라면 볼 전구 하나라면 집 나간 감성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취향에 따라 포인트가 될 드림캡처나 전구, 혹은 귀여운 인형 하나 만으로도 좋은 뷰는 충분히 빛이 날 수 있어요.

8. 다른 활용도 고려: 차크닉 혹은 차박이 아니어도 활용 가능한 아이템이라면 사도 좋습니다. 혹시나 한, 두 번 사용 후 그만둘 때를 대비해서요. 롤 테이블은 평상시 자리 차지 않게 접어둘 수도 있고, 설령 차박을 포기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베란다에 화분 받이나 테이블로 홈캠핑 인테리어로 충분히 활용 가능해 보여 망설임 없이 구매 결정했습니다. 전구나 인형, 돗자리, 구이 그릴 등도 충분히 차박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혹은 캠핑 등 이벤트성으로 구입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다양한 홈캠핑 인테리어




   차박이 너무 고가다 혹은 뜬구름처럼 나와 먼 얘기 같다고 느껴지신다면, 먼저 차크닉을 한번 떠나보세요. 매일 친구들과 식당과 카페, 술집을 배회하는 뻔한 동선은 이제 식상하니깐요. 코로나 시대에 적절한 거리두기로 야외에서 만남을 할 수 있는 캠핑, 차박과 차크닉은 지금 이 시대에서 아주 적절한 타이밍을 맞이하였습니다. 나의 손익분기점을 계산해서 적절한 마지노선을 결정하고, 여러 가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부담 없이 이 시대의 낭만을 즐겨보세요. 무엇인가에 특정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 차박과 차크닉에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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