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거기, 흔하디 흔한 펜션과 호텔의 감성에 그만 지쳤다면,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가 신경 쓰인다면,
전망 멋진 숙소가 이미 예약이 다 차 버려 한 발 늦었다 생각 중이라면,
예약의 수고스러움 없이 언제 가더라도 상관없을 나에게 최적화된 1인 맞춤의 차박 여행을 떠나보세요. 차박이 처음이라면, 초보의 입장에서 초보의 눈높이에 맞춘 이 글을 한 번쯤 참고해보시길 권합니다.
차박 할 때 알고 가면 좋을 만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차박 전 차크닉(차+피크닉)부터: 저는 처음에는 일종의 차크닉을 통해 바테리 방전락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처음부터 무작정 차박을 떠났다면 트렁크 등 바테리 방전으로 차박 다음날 애니카를 불러야 했을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차박부터 떠나지 말고, 우선 차크닉 정도의 가벼운 예열로 차박의 온도를 느껴보세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미리 점검할 수 있어 당황하지 않고, 더불어 나에게 맞는 차박의 형태는 어떤 것인지 온도를 느껴 볼 수 있어 좋아요. 차박이 분위기 깡패이긴 하지만,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은 즐길 수 없다면 사실 노동에 가깝거든요. 무턱대고 1박부터 해 차박의 묘미를 알기 전 이미 지쳐 나가떨어지기보단 요리와 1박의 무거움이 없는 가벼운 차크닉으로 나에게 맞는 적합한 온도의 차박을 가늠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감성템은 필수: 차박은 그 자체로 로망이고 감성입니다. 그래서 감성을 북돋아줄 아이템은 필수입니다. 나만의 스타일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가 되어 나의 잠자리가 될 나의 차를 꾸며 보세요. 꾸미는 재미와 완성되었을 때 보람은 감성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킵니다. 가렌트, 쿠션, 인형, 예쁜 색색깔의 이불, 식탁보, 전구.... 나에게 맞는 아로마 향은 나의 공간에 힐링의 향기를 선사합니다. 오늘만큼은 나만의 플레이스 디자이너가 되어 보세요. 이때 감성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와 차박에 걸맞은 음악 선곡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3. 스팟 선정이 핵심: 차박은 누웠을 때 보이는 뷰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박하는 스팟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본 산 뷰가 벌써 지겨워졌다고요? 문제없어요. 차에 시동을 걸고 30분만 이동해 보세요. 그곳엔 아침에 보지 못했던 바다 뷰 혹은 그 이상의 색다른 뷰가 나타날 거예요. 여행에 동행한 가족과 연인 혹은 친구가 원하는 취향이 달라 숙소 잡기가 곤란하다고요? 안심하세요. 차박은 잠깐의 차량 이동 혹은 인테리어 꾸미기 만으로 동행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변신으로 하루를 꽉 차게 채워 줍니다.
사진으로 봤던 숙소가 실제 가보니 사진빨이었다고요? 걱정 마세요. 차박이라면 실패한 선택지에서 즉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환불과 계약금 따윈 필요 없으니깐요. 약간의 기름값이면 충분합니다.
스팟을 미리 살펴볼 때, 지도상으로 주차가 가능해 보이는 곳이 사실 화장실이 없거나 유료 주차장이거나 차량 진입이 어려울 수 있으니 거리뷰를 통해 손품을 팔아 좋은 스팟을 미리 찜해보세요.
4. 낚시꾼과 캠핑러 추노질: 낚시꾼과 캠핑러의 뒤를 살짝궁 밟아보세요. 그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아마도 인적 드문 기가 막힌 뷰가 있을 거예요. 낚시와 캠핑은 차박과 공통분모가 많습니다. 찌멍과 물멍, 불멍. 야생과 천연 그대로의 날 것을 즐긴 다는 점에서 머무는 스팟이 비슷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 낚시꾼이 캠핑러가 되기도 하고 캠핑러가 차박러가 되기도 합니다. 주변에 낚시나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차박에 적합한 스팟을 슬쩍 물어보세요. 그들은 분명 정답을 알고 있을 거예요.
5. 소소한 아이템: 방구석에서 즐기던 아이템들을 한번 가져와 보세요. 집에서만 즐겨하던 행동을 바다가 보이는 차 안에서 한다면, 내가 차박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을 거예요. 책 읽기와 글쓰기, 차에 누워 유튜브 보기, 노트북으로 드라마 보기 혹은 차량 천장이나 벽면에 빔을 쏴서 누워 영화 즐기기, 음악 듣기와 게임하기 등으로 다양하게 차박을 즐길 수 있어요. 또한, 쿠션, 인형, 이불, 베개 등 내 눈에 익숙한 물건들이 낯선 장소에 놓여 있으면, 안정적이면서도 색다른 묘한 느낌이 듭니다.
6. 모기장, 모기향, 모기약: 피 도둑 불청객 모기를 피하기 위해 모기장과 모기약을 준비해보세요. 이미 회사나 사회에서 꽂아놓은 빨대로 매일 같이 피 빨리고 있어 지쳐가는 일상을 피해 차박을 떠나왔는데, 모기에게 마저 좋은 먹잇감이 될 순 없잖아요. 이미 행동력 빠른 모기에게 물렸다면 참지 못할 간지러움이라도 덜어줄 모기약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7. 창문 가리개, 눈가리개, 귀마개: 늦잠을 자고 싶다면 혹은 여성 차박러의 경우 보안이 걱정된다면 창문에 가리개를 준비해 태양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보세요. 간단한 눈가리개 만으로도 태양 정도는 가볍게 피할 수 있답니다. 차박의 좁은 공간에서 옆에 동행한 분이 혹시 피곤하기만 하면 코를 고시는 분이신가요? 꿀잠을 위한다면 귀마개로 혹시 모를 불상사를 예방해 보세요.
8. 천 타입 아이스 박스: 천으로 만들어진 아이스 박스는 가볍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더운 날씨에 상할만한 음식을 보관하거나 시원하게 간단한 음료나 과일, 음식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소재보다 가볍고 차지하는 부피도 유동적인지이라 차 안에 하나씩 놔두고 집에서 음식을 들고 가거나 먹다 남은 음식을 보관 후 몇 시간 뒤 먹을 때 등 집안 냉장고처럼 사용할 수 있어 짧은 여행을 떠날 때 실용적입니다. 생수를 얼려, 마시기도 하고 아이스박스의 얼음 대용으로 쓰는 건 꿀팁!
다이소템 외에는 전부 선물이나 협찬받은 여러 타입의 천으로 된 아이스박스인데 꽤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득템 한 기분. 검은색과 회색 아이스 박스를 가장 자주 들고 다닌다.
9. 태양광 랜턴: 장기간 차박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전기 동력의 부재입니다. 휴대폰, 랜턴,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 등등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일상에 생각보다 전기를 필요로 하는 제품들이 많아요. 대용량 바테리를 챙기더라도 오랜 시간 야외에 있는다면 걱정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우연히 건축 박람회를 갔다가 정원에 놓을 수 있는 태양광 조명을 보면서 유용하겠다 생각 들었는데, 요즘에는 캠핑용으로도 많은 종류의 제품이 나와 있어요. 태양광으로 랜턴을 충전해서 랜턴으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신박한 제품도 있답니다. 손으로 돌려 자가발전, 시가잭 충전, USB와 건전지로도 동시 충전 가능한 제품이라면 흐린 날에도 문제없어요. 랜턴을 구입하려고 한다면 태양광 제품을 알아보시고, 차박시 구비할 전자용품은 건전지 겸용 제품이라면 충전에 대한 염려를 한시름 덜 수 있을 거예요.
화장실도 부엌조차 없는 그저 다리 필 정도의 1평 남짓의 공간. 편안함과 편리함을 1박에서 찾고자 했다면, 물론 호텔 예약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모든 차문을 열어젖히면 넓은 세상이 오롯이 내 공간이 됩니다. 차 앞 야외에서 고기를 구우면 이태리제 환풍기가 남부럽지 않을 탁 트인 환풍구와 천연 바람의 환풍기 팬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가장 넓은 키친을 가집니다. 어떤 부자도 이보다 넓은 방을 예약할 순 없습니다. 호텔의 고급스러운 벽지와 값비싼 그림이 아닌, 자연이 주는 천연 빛깔 벽지와 차창문 밖으로 비치는 오색영롱한 자연 풍광 액자의 낭만과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바로 예약의 번거로움 없이 훌쩍 차박을 떠나보세요!
여행일기 매거진 바로가기
라벤더핑크의 브런치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