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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Sep 26. 2021

가을철 수상 스포츠 200% 즐기기

물놀이 최적화된 계절, 가을

    수상 스포츠가 여름의 전유물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붐비는 인파, 뜨거운 햇빛과 더위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한여름은 오히려 곤욕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늦여름에서 초가을쯤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를 선호한다. 물에 들어가도 그리 춥지 않으면서 햇살이 따갑지 않고, 해수욕의 성난 인파들이 한층 물러난 그 시기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싶지만, 어떤 스포츠가 나와 맞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면, 아래 글이 도전 종목을 고르는데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길... 프리다이빙을 제외하고는 도전해 본 종목들인데, 번호 1번에서부터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전하기 어려운 난이도 순이다.

1. 서핑: 한 여름에 서핑을 해 본 적 있는가? 피서객들과 zone을 나누긴 하더라도, 휴가철 한가득 몰려든 서퍼족들 틈에서 초보라면 파도보다도 더 자주 부딪히는 인파 때문에 사고 우려도 있다. 두꺼운 슈트를 착용해서 사람들을 피해 혹은 사계절 내내 그 스릴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추운 계절을 찾는 서퍼들도 있다. 서핑을 난이도 1위로 꼽은 것은 근력, 지구력, 균형감각 등의 체력과 보드 위에 서는 기술뿐 아니라, 국내에서 찾기 한정적인 좋은 파도라는 물리적 요건까지 모두 갖춰야 제대로 서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 균형 잡기에는 자신 있던 내게 보드 위에 서는 기술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샾에서 해변까지 보드를 나르는 일이었다. 샾이 해변이 아닌 골목 안쪽에 위치한다면 꽤 무거운 보드를 짊어지고 옮겨야 하므로 자신이 없다면 샾의 위치도 잘 고려해 보아야 한다.


2. 스킨스쿠버, 프리다이빙: 장비를 짊어지고 물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클 수 있다. 또, 초보자라면 처음에 물에 들어갈 때 익숙하지 않게 코가 아닌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기에 숨이 멎을 것 같은 공포가 꽤 클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한번 바다 안으로 들어가면, 펼쳐지는 신기한 바다 세계에 눈이 휘동 그래져 공포를 곧 잊어버리게 된다. 좀 더 난이도를 높이고 싶다면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는 것에 도전해보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산소호흡기조차 없는 프리다이빙에 도전해보길. 숨 참기 훈련을 통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 적응해서 내성을 높여 정신적(산소가 줄고 이산화탄소가 늘면 머리에서 보내는 신호, 답답함) 육체적(수축) 스트레스에도 편안한 상태가 된다면 바다 더 깊은 곳을 탐험할 수 있다.


3. 웨이크 보드: 모터보트에 달린 줄을 잡고 보드 위에 서서 보트가 그려낸 물살을 타는 운동으로, 전신 운동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주로 파도 없고 물살이 잔잔한 강에서 즐기며, 흔히 수상레저를 즐기는 곳의 선착장을 '빠지' (Barge, 바지선)라 일컫는다. 보드 위에서 운동이 대부분 하체 근육 위주로 써야 하는 편이라면, 웨이크 보드는 매달린 줄을 놓지 않으려면 팔에 힘을 줘야 하기에 팔 운동도 덩달아 같이 된다. 보트의 스피드가 있어서 일어서기만 한다면 속도에 스릴이 넘치고, 몇 번 타지 않더라도 짧은 시간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스노보드와 마찬가지로 여성 분들의 경우, 도전 첫날 일어서는 것이 힘들어 물에 자꾸 빠지기 때문에 몸살을 피해 가기 힘들 것이다. 일어서기에 성공한다면 그 기쁨도 재미도 2배가 되며, 실패하더라도 고급자들의 묘기를 부리며 타는 모습과 주변 자연 풍광을 구경하는 것도 꽤나 재미가 쏠쏠하다.


4. 윈드서핑: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에 날개처럼 배수진을 친 윈드서핑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보드 위에 올라서면 훨씬 더 떨린다. 그렇지만 떨림도 잠시, 곧 시야에 들어오는 저 먼 수평선과 주변에 펼쳐진 한적한 경치와 반짝이는 물빛, 이따금씩 발에 닿는 시원한 물살, 볼을 어루만지는 시원한 바람에 떨림은 이내 설렘으로 바뀐다. 보기에 어려워 보일지 몰라도 대부분 강습만 들으면 첫 도전에 턴은 실패하더라도 서기에 성공한다고 한다. 물에 빠지거나, 기둥 등에 걸려 넘어지거나 하면 체력이 많이 소모될 수 있고, 여성이라면 물에 젖은 세일을 들어 올리는 것이 힘에 부칠 수도 있지만, 요령을 잘 배워 넘어지지 않고 세일을 내리지 않고 계속 탄다면 초보라도 지침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허리 및 팔, 다리 근육 운동으로 좋다. 보이기에는 무척 동적이나, 서핑처럼 재빠른 움직임을 요하거나, 넘어지지만 않으면 물에 들어갈 일도 없으므로 체력소모가 서핑보다는 덜한 편이다. 대신 햇볕에 많이 탈 수 있어서 얼굴도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무장하는 것이 좋고, 여성이라면 장갑을 착용해야 업 홀라인 밧줄로 세일을 들어 올릴 때 손에 물집이나 아픔을 예방할 수 있다.


4. 패들보드: 보드 위에 일어서는 것이 힘들더라도 보드 위에 누워있거나 앉아만 있어도 날씨와 경치가 좋다면 이보다 더한 힐링이 없다. 초보에게는 패들에서 서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릴 수 있지만, 다른 보드 형태의 스포츠 경험자이거나 균형 잡기의 달인이라면 패들보드는 크게 어렵지 않고 사실 정적인 편이라 심심한 느낌마저 들 수도 있다. 단순한 패들보드가 심심하다 생각이 들면, 패들 요가에 한번 도전해보라. 도킹한 보드 위라 할지라도 물 위에서 중심 잡기는 여간 쉽지 않아 제법 운동이 될 것이다. 또한, 요가 동작과 음악이 있어 바다 위 여유를 한층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파도가 심한 날은 여유보다 놀이기구의 스릴에 가까워 서 있기 조차 힘들기 때문에 힐링의 여유를 원한다면 파도가 잔잔한 날을 찾는 것이 좋다.


5. 스노클링: 자녀가 있거나, 자주 스노클링을 즐긴다면, 장비를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입과 코 등을 맞닿는 장비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 쓰지 않고 직접 관리하기에 위생적이기도 하고, 사실 구매 가격이 1~2만 원 대로 렌트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어 부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동남아 바다가 물빛도 에메랄드 빛이라 아름답고 불가사리, 각종 물고기 등 볼거리가 많아 추천하지만, 코로나로 불가능한 지금 제주도 등 국내에도 즐길만한 곳은 많다. 미리 준비한 소시지로 고기를 유인하고 구명조끼로 안전을 보장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6. 파라세일링: 고소공포증만 없다면 누구나 도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필리핀 여행 때 도전했었다. 꽤나 높은 상공으로 올라서면 보라카이 풍경이 한눈에 보이고, 아슬아슬하게 물에도 엉덩이를 담가주는 이벤트로 짜릿함을 더해준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전문가가 함께 있으며 추락해도 물 위라 안전할 것 같다. 무서움을 비롯한 각종 걱정들은 하늘 위로 올라가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사라진다. 하늘에 붕 뜬 그 색다른 경험을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7. 플라이피쉬, 바나나 보트 등: 놀이기구를 좋아한다면 플라이피시, 바나나 보트 등 수상 놀이기구에 한번 도전해 보라. 사람들이 잡고 있던 손잡이 봉을 놓을 때까지 힘차게 흔들던 타가다처럼, 반드시 누군가 한 명이 물에 빠져야만 끝이 날지 모를 이 신나는 놀이기구는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8. 카약: 노를 젓지 않고 그저 물 위에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노젓기 보다 힐링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눈이 심심하지 않을 자연 풍광이 좋은 곳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 난이도를 조금 높이고 싶다면 투명 카약에 도전해보라. 카약 틈으로 보이는 에메랄드색의 물빛을 즐길 수 있다.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저체자(저질체력자)나 심약자, 어린이도 어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9. 보트, 요트: 혹시 물에 젖는 것이 싫거나, 스포츠에 자신이 없거나, 자녀를 둔 부모인데 아이들이 수상 스포츠에 도전하기에는 아직은 좀 어리다 생각이 들면 보트나 요트를 타고 섬 주변을 한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 시원한 바람이 스쳐가는 펼쳐진 경치를 한층 흥겹게 돋워 줄 것이다. 해질 무렵 선셋 보트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낭만과 운치를 더해준다.


    이제 단풍놀이가 아니라 물놀이를 떠나는 계절로 가을을 선택해보자. 깊어가는 푸르른 하늘과 한풀 꺾인 햇살을 한층 청량하게 만들어 줄 시원한 바람에 가을철 수상스포츠로 가을의 운치는 더해간다. 여유와 짜릿함, 느림과 빠름, 본인에게 맞는 속도와 난이도 완급 조절로 수상 스포츠 종목을 고른다면 무더위와 시린 계절 사이에서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 버릴 짧은 가을철의 후회가 남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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