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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Sep 17. 2021

물 위 힐링과 여유로움의 환상 콜라보, 패들 요가

물 위 여유 한 모금과 힐링 투 샷의조화 (패들 요가+차박1)

부산으로 가는 드라이브는 항상 즐겁다.

집으로 가는 길이랄까

원래도 즐겁던 그 길이 오늘은 즐거운 상상이 더해져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오랜만에 즐기는 해양스포츠이자 처음 해보는 패들 요가,

꿈에 그리던 로망 차박과 

바다 가기 딱 좋은  맑은 하늘,


아침 잠깐 통계를 봤더니 '여행 아닌 여행' 글이 벌써 조회수 6천을 넘었다.

이대로의 기세라면 오늘은 만뷰도 노려볼 수 있으리라.


곧 있으면 펼쳐질 생각만 해도 행복한 상상들이 겹치자,

흥겨운 음악소리를 따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광안리에 사는 동생네 근처에 차를 대고 백사장을 따라 보드 숍을 향해 걸어간다. 걷다 보면 주말 이른 아침에도 조깅과 자전거, 산책을 위해 나온 편안한 복장의 사람들 사이로 선글라스와 헐벗은 복장의 관광객들로 짐작되는 행인들도 언뜻 보인다. 나의 사랑 광안리는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아침부터 예쁨으로 열일 중이다. 열일로 치자면 워커홀릭에 가까운 그 풍경은 보드 예약시간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발길을 자꾸만 사로잡는다. 그저 예쁜 게 죄라면, 거의 무기징역 감인 광안리!


    패들보드는 예전에도 한번 타본 적 있었다. 원체 수영이나 해양스포츠 등을 좋아해 여름이면 서핑, 웨이크보드, 패들보드 등을 즐겨 찾았고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정 자격증도 획득한 나다.(그렇지만 아직까지 신분증 외 별도 사용 용도를 못 찾고 있어 씁쓸하긴 하지만, 이래 봬도 난 보트 몰 줄 아는 여자다.)


    힘을 요하는 근력 운동은 한없이 약하지만 밸런스를 잡는 운동엔 강한 편이라 스노보드, 웨이크보드, 패들보드 모두 도전 첫날 일어섬에 성공했다. 여자라면 도전하기 가장 만만하면서도, 항상 잊을만할 때쯤 다시 시작하곤 해서 쉬는 터울이 꽤 길었던 국민운동 요가는 대학교 때쯤이 첫 시작이었으니 어느덧 무늬만 어엿한 20여 년 차이다. 거기다 물을 좋아해서 교통사고 직전까지 수영을 꾸준히 1년 넘게 계속 배왔던 터라 물 + 보드 + 요가의 조합은 그야말로 나에게 물 만난 물고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교통사고 이후 꿈도 못 꿨던 해양스포츠였다. 덕분에 배럴 데이 때 대량 구입한 각종 아이템들과 틈틈이 예뻐 보여 집어온 물놀이 옷들이 아직 물 한 방울 한번 적셔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컨디션이 최근 조금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패들보드는 그나마 정적인 스포츠인 데다 요가는 디스크에도 좋다고 의사 선생님들도 추천해주시던 운동이니 한번 도전해보자 마음먹은 것이다.

샾에서 바다로 나와 물에 들어가기 전 강사님의 설명을 듣는다. 패들보드의 정식 영문명칭은 stand up paddle board라 한다.

외국에서 그냥 패들 보드라 하면 다른 걸 줄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해야겠다.


실시간 체온을 색깔로 보여주는 체험 동안 착용하는 팔찌.

     강사님 설명을 모두 듣고 보드 위에 올라탄다. 3년 만이던가. 몸이 기억하는 패들링으로 요가 선생님이 계신 곳까지 노를 저어 도킹한다. 고정된 패들 보드 위에서 좀 더 요가를 즐기기 좋다. 사고 후 모든 운동을 못했던 터라 요가를 안 한 지 벌써 2년이 되어버렸지만 워낙 오랫동안 해왔던 탓에 웬만한 동작들은 익숙하다. 익숙한 패들링과 익숙한 요가동작. 그렇지만 고정된 패들 위에서도 물위에서 중심잡기란 평지와 같지 않다. 게다가 사고 때 다친 오른발 탓에 밸런스 운동이라면 자신 있던 내가 한쪽 발로 서기를 시도하다 그만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지고 만다.


     풍덩하고 물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니 바다 짠물에 코가 따갑긴 하지만, 9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더운 날씨로 마침 땀이 나던 차에 시원했다. 땀에 젖은 몸을 물기로 적시니, 불어오는 바람결에도 그만 시원함이 묻어난다. 광안대교를 풀샷 배경으로 왼쪽 귀엔 파도 소리, 오른쪽 귀엔 요가 선생님이 틀어놓은 음악소리로 가득 채운다. 오랜 만에 해보는 요가 동작에 찌뿌둥하던 몸이 제대로 기지개를 켠다. 쨍한 햇빛과 그림 같은 구름, 청량한 하늘 빛에, 들이 마시는 숨에 소금기 머금은 바다 짠 내음이 몸 속 깊숙이 들어와 마치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된 듯하다가, 내시는 숨에 빠져나가는 썰물의 파도처럼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느낌이다.


   이미 젖은 몸. 처음에 물에 빠질까봐 조심하던 조바심과 두려움이 사라지자, 요가 동작들을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해 보기도 한다. 열중하다보니 어느새 모든 동작들이 끝나고 누워서 취하는 마지막 휴식 동작이다. 요가할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포즈다. 격렬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념무상의 자세. 선생님께서 눈에 살포시 수건을 덮어주시고 목 뒤로 페퍼민트 오일을 발라 마사지해주시니 아로마향이 코 끝을 스치고 능숙한 마사지 손길 한 번에 피로가 풀린다.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요가가 끝나고 자유 패들 시간. 광안 대교를 지상보다 가까운 바다 위 패들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유유자적 여유롭게 보드 위 누워도 있어보고, 일어서서 시원한 바람을 한껏 맞으며 힘껏 노를 저어 속도도 내본다.


완벽하다.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후속편] 차박 예지 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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