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좋습니다.
스슥 틱
던진 카드가 저의 자리에 떨어졌습니다.
'와... 나.'
일할 맛이 사라졌습니다. 이분의 민원은 처리해 주기 싫었습니다.
자격시험 응시료 결제 후, 시험 볼 자리를 안내해야 하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이분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전화를 받으면서 오셨는데, 신분증, 응시료 결제할 카드를 제 자리로 던졌습니다.
그 순간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깍듯하고 빈틈없이 해야 됩니다. 이런 분들은 일단 시비조인 상태로 오시기 때문에 민원처리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화를 내거나, 시비를 거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기분 나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카드와 신분증을 집어서 업무처리했습니다. 이분은 저의 업무 처리가 80% 정도 되었을 즈음에 전화통화가 끝났습니다.
이분을 오래 응대하기 싫었기에 업무 처리를 다하고, 평소보다 약간 더 강하지만 약간 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습니다.
"시험장 00번 자리로 가시면 됩니다."
그러자 이분이 "아, 네 제가 카드를 던진 것 죄송해요. 미끄러져서 그랬어요."
순간 상했던 기분이 괜찮아졌습니다. 전화통화 중에 신분증, 카드를 주려다 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네, 시험 합격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정노동자보호법을 아시나요? 고객 응대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언이나 폭행 등으로부터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입니다. 2018년 10월 18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요즘은 은행 창구, 병원 창구, 콜센터나 기관에 전화걸 때 안내음성 등에서 감정노동자보호법과 관련된 말들을 보거나 들을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이 법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멉니다. 오늘부터 감정노동자분들을 대할 때 이렇게 말을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선생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는 이미 전화상에서 이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감정노동자이신 상대방분들은 고마움을 표현하십니다.
"고맙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머, 아유, 고맙습니다."
짧은 말 한마디가 노동환경을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필요로 하는 업무를 함에 있어서도 감정노동자이신 상대방분들이 더 애정을 가지고 잘 듣고 도와주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일석이조입니다.
자! 기억하세요! "선생님,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