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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좋습니다.

by 푸르미르

"로봇 같아서 친해지기 어려웠어."


민원응대 업무는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똑같이 제공해야 한다는 저만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목소리 톤, 말하는 내용을 똑같이 하려고 했습니다. 평소 말수가 적고, 친해져야 말을 하는 성격이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사적인 대화는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일하는 시간이 겹치다 보니 인턴들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저에게 로봇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말에 제가 빵 터졌습니다.


"지켜봤는데, 목소리가 일정해서 멋있었어요."

"아, 고맙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민원응대를 받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일을 했을 뿐인데, 민원인에게 칭찬받았습니다. 민원응대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잠깐씩 접하게 됩니다. 그때 가끔씩은 진상을 만나게 됩니다. 진상을 응대하면 감정노동이 더 많아지기에 힘듭니다. 그래도 그다음 민원인을 대할 때는 힘든 마음을 잘 접어두고 목소리톤과 말할 내용을 똑같이 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옆의 직원이 보고는 "프로네, 프로."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수는 공연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공연을 할 때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공연이 안 끝났고,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부분의 가수분들은 그 공연을 끝까지 마쳤다는 것을 매체를 통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생각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도 일할 때 가까이에 계신 분이 하늘나라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을 때, 잠시 화장실에 가서 눈물 잠깐 닦고 다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장 장례식장에 바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상사에게 말씀드리고 조퇴를 했을 겁니다.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이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오늘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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