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동안 있었던 곳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었다.
관공서가 근처에 있는 꽃집
인사이동 철에 화분이 정말 많이 나가고 각종 행사 때 단체 꽃다발 주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분기별로 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부서 별로 경조사 관련 꽃 주문도 꾸준한 고정 수입이 된다.
대신 단가가 높은 꽃은 잘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이익이 많이 나는 건 아니다.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 상가 안의 꽃집
밖에서 보이는 구조가 아니 여서 오며 가며 들어오는 손님은 없지만
주거지 근처에서 꽃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단점은 동네 장사인만큼 평판에 조심해야 한다.
회사 안에 있는 꽃집
확보된 고객과 거래처가 큰 장점이지만
회사 내 자체 운영이 많고 입찰로 업체를 선정한다 해도 경쟁률이 높아서
선정되기 쉽지 않은 것이 최대 단점이다.
역 앞에 있거나 유동인가 많은 번화가에 자리 잡은 꽃집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오며 가며 찾는 고객들이 많다. 정말 하는 만큼 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신 많은 손님들이 오는 만큼 여러 가지 취향을 공략한 다양한 상품을 구비해야 해서
확고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면 거기에서 오는 딜레마가 있을 수 있다.
또 한 번화가인 만큼 월세와 보증금이 어마어마하다.
크고 작은 회사들이 많은 오피스 상권
주말에 쉴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지만
이미 주변에 오래된 꽃집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신규 고객 확보가 조금 힘들 수 있다.
이렇게 상권마다 장단점이 있었는데 사실 중요한 건 내가 하려는 그곳에 꽃 집이 없는 게
베스트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은 한 블록 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포화 상태 이기 때문에
없는 곳을 찾는 게 어렵겠지만 이왕이면 그래도 없는 곳에서 시작하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경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폐업률도 높은 만큼
준비된 자금에 맞춰서 절대 무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위치도 자금도 아니고 충분한 실무 경험과 배움에서 쌓은 실력이다.
꽃, 예쁘고 참 좋다 하지만 꽃도 여느 장사와 똑같다
돈을 지불하고 사가는 거기 때문에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에 따라 적절히 만들어 내고
처음 들어보는 황당한 주문도 거뜬히 소화하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창업 반 수업만 들으면 창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
꽃집 창업이 진입 장벽이 낮다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장사는 다 똑같다.
신중 신중 또 신중했으면 좋겠다.
물론 너무너무 하고 싶으면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