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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un 22. 2022

"반신욕 한 물을 어떻게 먹어?"

하루 한 잔만 허락된 커피,

이후에는 주로 잎차를 마십니다. 잎차에도 카페인이 함유된 차가 있고, 없는 차가 있습니다. 되도록 카페인이 없는 차를 마시려고 하죠. 카페인은 커피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혹 카페인이 함유된 차를 마실 때에는 커피를 디카페인으로 마십니다. 불면증을 피하고 질 높은 수면을 위한 선택이죠.


커피 다음으로 좋아하는 차는 "포트넘 앤 메이슨" 시리즈이고, 그중 즐겨마시는 차는 스트로베리입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 차는 쓴맛이 덜하고 차 고유의 향이 은은하게 스며들어 좋습니다. 가지고 있는 차들은 차를 즐겨 마시는 것을 아는 지인들에게서 선물 받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포트넘 앤 메이슨"의 사과, 복숭아, 딸기 차는 학부모님께 받은 선물이었습니다. 함께 5년여의 시간을 보내고 졸업을 하며 전해준 선물이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었죠. 학부모님 덕분에 처음 알게 된 "포트넘 앤 메이슨"은 이름도 생소한 브랜드였습니다. 선물을 받을 때 브랜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덤덤히 받았던 것이 못내 죄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진주'님의 책 중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에서 등장하는 차 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저자 역시 "포트넘 앤 메이슨"의 스트로베리 매력에 푹 빠지셨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향긋한 향 때문에 달콤하게까지 느껴지는 "포트넘 앤 메이슨" 과일차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차가 아니어서 좀 아쉽습니다. 선물을 하려고 찾아보니 25g짜리 티박스가 5만 원 정도였습니다. 용량에 비해 꽤 비싼 상품이었고, 그마저도 시즌에 맞추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 그 시절 이 차가 고가의 차였음을 알았다면 아마 정중히 거절했을지도 모릅니다. 가치를 모르고 받은 선물이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난 후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포트넘 앤 메이슨"의 과일차여서 마실 때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며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귀한 마음으로 전해주셨으니 저 또한 아껴가며 귀하게 마시고 있습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 / 트와이닝 / 베질루르틴 미니북 /  스타벅스


학부모 상담을 주로 하는 업무였기에 오시는 학부모님들을 위해 다양한 차를 준비했었습니다. 커피를 못 마시거나 안 마시는 분들도 꽤 많았기 때문에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한 배려는 꼭 필요하다 생각했었습니다. 차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기에 참 좋은 매개가 되어줍니다. 향긋한 차라면 대화의 질을 한층 더 높여주는 매력도 있죠. 마주 앉아 마시는 차와 향은 함께하는 기쁨을 배가 시키는 매력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다양한 다도 다기, 티포트


다도를 잠깐 배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유치원장 지구회에서 함께 한 수업 중 하나였습니다. 각기 다른 차의 역사와 유래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다도는 명상을 하고, 예를 갖춰 차를 나누는 그 절차까지 순간순간 짧은 찰나의 시간도 마음을 경건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다기도 있습니다. 워머에 아로마 향초를 켜고 계속 차를 데워가며 마실 수도 있고, 녹차는 차를 우리기 전 찻물로 찻잔을 데우고 세 번씩 차를 우려 마십니다. 차로 대접을 해 보니 찾아오는 손님을 생각하며 그 분과 어울리는 향과 맛이 나는 차를 고르고 준비하는 과정까지 모두 합하여 차를 나누는 예의가 되는 것 같습니다.  


티인퓨져


어느 날 우연히 신박한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사람 모양 티 인퓨져입니다. 첫눈에 홀딱 반하여 구입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티를 넣고 컵에 걸쳐 남편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여보~ 이거 너무 귀엽지? 차가 더 맛있을 것 같지 않아?"

"엥?? 이게 뭐야... 나 이거 안 마실래."

"왜??"

"반신욕 한 물을 어떻게 마셔~?"

"뭐어??"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죠. 어떻게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아니, 생각지 못한 제가 이상한 걸까요?


"그래도 마셔봐... 맛은 좋아. 내가 좋아하는 차란 말이야... 특별히 당신한테 주는 거야. 내가 아무한테나 주지 않는 거거든?"

"차라리 여성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남자라서 안 먹을래."

"그건 또 무슨 괘변이야?"

"왠지 남자가 더 나쁜 냄새가 날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진짜 안 마신다고?"

"응. 원래 마시던 컵에 다시 줘."


결국 제가 마셨습니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그런데 남편의 지적을 받은 이후 손님들께는 내어놓지 않습니다. 말을 듣고 나니 괜스레 손님도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 않나... 고민하게 되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너무 귀여운데 말이죠.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기 전 차를 준비해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트로베리로 말이죠. 옅게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에 찻잎을 많이 넣지는 않습니다. 가끔 장미차도 마시는데 그 역시도 향긋하니 참 좋아요. 인퓨져는 제가 좋아하는 보이 인퓨져를 사용했습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모양의 인퓨저가 출시되어 있어요.


다양한 티인퓨져


온종일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는 평일의 시간,

향긋한 차와 함께 그 시간을 함께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늘을 하루 세 번 이상 바라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해요.

오늘은 푸른 하늘도, 하얀 구름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하늘을 바라보니

후텁지근한 열기와 함께 여름 햇살이 가득 전해 지네요.

행복하고 즐거운 웃음이 가득한 한 주의 중간,

수요일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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