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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Aug 04. 2021

사랑에 빠지는 0.3초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


반짝이는 햇살이

창을 가득 메울 때

빛과 함께 들어선 너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


찰나의 순간

낯을 익힐 짬도 없이

콩딱이는 가슴이

빛처럼 너를 품었다


첫눈에 알았나 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끌림이

나로 하여금 너에게

슬그머니 스며들게  것을...




2000년 밀레니엄이 선포되고 앞자리가 2로 바뀌는 역사적인 서막이 열리던 그 해의 끝자락.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그날이 그날 같아서 쳇바퀴 같은 시간에 지루함이 느껴지던 날... 나의 삶에 파장이 진한 돌 하나가 떨어졌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메일로 오는 그의 편지는 언제나 짧은 몇 줄이었다. 오늘의 일정과 추가된 의견을 묻는 공적인 내용이 전부였다. 어떤 포인트에서 나는 그에게 빠져들었을까? 20년이 지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무언가에 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3초면 충분하다.



그것이 사람이든 장소든 물건이든 간에 어떤 것을 선택할 때 걸리는 시간은 찰나의 순간이다.


그를 처음 만난, 그 찰나의 순간
나는 그에게 반했다.



여러 회사들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나는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어쩌면, 아마도, 그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을지 모른다. 6개월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매일 만났고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만남도 일 때문이었고, 이메일의 내용도 일에 관한 것이 전부였는데



마음은, 사랑이었나 보다...









배경 작업 : 미리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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