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III. 올바른 PSAT 훈련법
※ 아래 내용은 <PSAT 원래 이렇게 푸는거야>에 수록된 본문입니다.
계약 내용에 따라 본문 일부만을 공개함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구매링크는 본문 하단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불안과 강박 속에 대식가처럼 문제를 먹어 치웠다면 이제는 미식가처럼 음미할 시간이다. 문제풀이는 양보다 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PSAT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점수는 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PSAT 문제는 풀어야 할 문제와 버려야 할 문제로 나뉜다. 풀 문제는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도출하고, 풀지 말아야 할 문제는 빠르게 버리고 잘 찍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능력이 선구안과 몰입력인데, 적은 수의 문제를 극도로 집중해서 푸는 훈련을 해야만 문제를 골라내는 ‘선구안’과 실수를 줄이는 ‘몰입력’을 기를 수 있다.
훈련법 설명에 앞서 선구안에 대해 알아보자. 선구안은 야구 용어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가려내는 타자의 능력’을 뜻한다. 가릴 선(選), 공 구(球), 눈 안(眼)의 의미 그대로 ‘공을 가려내는 눈’이다.
투수가 던진 공 중에 타자가 치기 좋은 가운데 구역(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스트라이크(Strike), 그 밖으로 벗어난 모든 공은 볼(Ball)이라고 부른다. 스트라이크가 3개 쌓이면 타자는 삼진 아웃을 당하고, 반대로 볼이 4개 쌓이면(볼넷, Four Ball) 1루로 출루한다.
즉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져 타자를 아웃시켜야 하고,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쳐서 안타나 홈런을 만들거나, 볼넷을 얻어 내 출루해야 한다. 타자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출루율’이 자주 활용되는데, 타자가 1루로 살아 나가는 비율을 의미한다. 실제 공식은 더 복잡하지만, (출루 횟수 ÷ 전체 타석 수)로 이해하면 쉽다. 즉 안타를 치든 볼넷을 얻어 내든 출루만 잘하면 훌륭한 선수로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다. 메이저리그 추신수 선수도 높은 출루율을 인정받아 7년간 1억 3천만 달러(한화 약 1,730억 원)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뜬금없이 야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야구가 주는 통찰이 있기 때문이다. 야구와 PSAT은 꽤 유사한 성격을 띤다. 여타 스포츠와 달리, 야구는 때로는 힘을 참아야 이기는 스포츠다. 좋은 공은 치되, 나쁜 공에는 배트를 휘두르고 싶은 욕구를 억제해야 한다. 풀어야 할 문제를 좋은 공(Strike)으로, 버려야 할 문제를 나쁜 공(Ball)으로 생각하면 PSAT도 비슷하다. 문제를 푸는 행위는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것으로, 버려야 할 문제에 시간을 쏟는 행위는 헛스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득점 과정도 꼭 시험에 합격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야구에서는 1루 → 2루 → 3루를 차례로 밟은 뒤 홈에 들어와야 득점이 인정되는데, 공무원 시험 역시 1차 시험 → 2차 시험 → 3차 면접을 통과해야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야구가 주는 교훈은 안타(푼 문제를 맞히기)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때론 볼넷을 얻는 것(나쁜 문제 버리기)이 더 중요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투수가 던진 나쁜 공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을 수 있다면, 체력도 아끼고 허무하게 아웃 되는 일도 막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출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PSAT도 마찬가지다. 풀지 말아야 할 문제를 골라내는 선구안을 기르면 시간을 절약하면서 정답률도 높일 수 있다.
모의고사는 기출문제와 난이도 차이가 있고, 완성도도 떨어진다. 어려운 문제가 쓸데없이 많을 뿐 아니라 과하게 복잡한 풀이를 요구한다. 치졸한 계산을 넣어 놓는 등 기출문제에서 잘 활용하지 않는 함정을 파는 경우도 많다. 기출이 좋은 변화구를 던져 타자를 현혹시키는 투수라면, 모의고사는 제구력이 없어 폭투(타자 몸을 향하거나 포수가 잡지 못할 정도로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공)를 던지는 투수와 같다. 모의고사만 계속 풀면 어떤 문제를 버려야 하는지 기준을 잡기 어려워 부정확한 선구안이 형성되기 쉽다.
그러므로 PSAT 훈련은 반드시 기출문제로 해야 한다. 기출문제 중 어려운 문제나 시간을 허비하게끔 설계된 문제(막힘없이 풀어도 5분 이상 걸리는 문제)는 버려야 하는데, 문제를 꾸준히 풀다 보면 어떤 문제를 버릴지 판단이 서기 시작한다. 선구안이 확립되면 어려운 문제나 복잡한 문제에 낚여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고, 그만큼 나머지 문제를 푸는 데에 시간을 더 쏟을 수 있다. 또한, 모의고사에서도 기출문제와 다른 성향을 띠는 ‘유사 PSAT’ 문제를 걸러 낼 수 있게 된다. 한 번 확립된 선구안은 간간이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만으로도 유지할 수 있다. 간혹 과거 기출문제를 평가절하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기출문제는 매해 철저한 검토를 통해 출제되었고, 출제 경향도 크게 바뀌지 않았기에 훈련용으로 가장 적합하다.
PSAT 훈련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푼 문제는 다 맞힌다’는 마음가짐으로 극도로 집중하는 게 전부다. 극도로 집중하는 상태란, 옆 사람이 다리를 떨든 재채기를 하든 펜을 딸깍거리든 그 어떤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집중 수준을 의미한다. 흔히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이 예민해서’라고 말하지만, 소음에 신경 쓰는 건 예민해서가 아니라 시험에 더 깊이 집중하지 못해서다.
이처럼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상태를 이케다 요시히로의 『뇌에 맡기는 공부법』에서는 ‘플로(Flow) 상태’라고 말한다. 플로 상태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것에만 집중해 높은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이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순간이 있다. 그게 플로 상태다.
플로 상태에 다다르면 오직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에 모든 신경이 모여 특별히 생각지 않고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컨디션이 좋은 야구선수들이 “공이 수박만 하게 보여요”라고 말하곤 하는데, 플로 상태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다.
나는 PSAT을 볼 때마다 ‘플로 상태’에 도달했다. 주변에서 어떤 소음이 들려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심지어 2016년에는 시험장 근처의 공사 소음이 극심했는데 되레 자신감이 붙었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건 오랜 기간 지속해 온 훈련 덕분이었다.
몰입력은 훈련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성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패다. 성실히 운동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극도로 집중하여 문제를 푸는 훈련을 반복하면 점차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문제를 풀며 실수가 이어지고 여전히 주위 상황이 신경 쓰인다면 훈련을 더 하면 된다. 매일 문제에 몰입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비로소 플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 (이하 내용은 도서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브런치북 <PSAT 공부가 아닌 훈련이다>가 <PSAT 원래 이렇게 푸는거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2023년 기출문제 분석을 더했고, 본문의 많은 내용을 수정보완했으며 기존 브런치북에 싣지 못했던 내용도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직 사무관 10여명의 감수를 통해 설명이 모호했던 부분을 명료하게 다듬었습니다. 이제 종이책으로 편하게 만나보세요.
<도서 구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