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피로스 Jul 13. 2020

Ep3. Anason, 첫 외출, 시드니의 맛

호주 워킹홀리데이 일지 3화(2018.05)

호주에서의 첫 업적, 

'진짜' 첫 직장을 구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도대체 어디 있냐고 욕지거리를 날리고 있을 때,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제대로 된 첫 직장을 구하게 됩니다.


터키식 레스토랑 'Anason'
내부 바의 모습. 프랑스 친구 Alex. 친절한 친구였어요. 슈퍼마리오 닮긴 했지만.


해고당했던 이전의 레스토랑에서처럼

"You're not enough to work with us" 란

비수와도 같은 말을 들을까 봐

얼마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 했는지 참.

결국 전 이곳에서, 약 6개월 간 근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드니 달링하버엔 

온갖 종류의 고급 레스토랑과 펍이 즐비합니다.

언제나 관광객들이 붐비는 유명한 장소거든요.

그곳에 위치한 터키음식점이었는데

직원은 약 20명 정도, 음식 맛이 끝내줬어요.

근데 엄청 비쌌습니다. 양도 얼마 안 되면서.


사실 터키음식이 뭔지도 잘 몰랐던 제가

처음으로 외국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곳에서 일을 하고 나서부터인 것 같네요.

굉장히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고

그만큼 귀중한 추억이 많았던 곳입니다.


뭐 이런 것들을 파는 곳이었어요. (왼쪽부터 Fatush Salad, Barramundi Steak, Humus)


저는 홀의 서빙을 담당했습니다.

제가 가본 호주의 여러 레스토랑에선

직책과 호칭은 이렇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사장은 Boss, 매니저는 Manager(파트별로 또 나뉨)

주방장과 보조는 Chef와 Kitchen hand

웨이터와 보조는 Waiter/Waitress 와 Runner

그리고 전 일을 배우는 2달 동안

Learner라는 견습생 딱지를 달았습니다.


재밌던 건 웨이터가 되기 전

Runner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건데,

Runner에서 웨이터까지 가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Waiter/Waitress는 주문/메뉴설명/고객응대 등

홀에 관련된 모든 일을 노련하게 할 줄 알아야 하고,

Runner는 주로 음식을 손님에게 전달하며,

간단한 음식 설명을 해주는 정도의 일만 합니다.


어색하고 긴장해서 끼지도 못했던 입사 초기. 단체사진은 이거 하나만 남아 있는 게 아쉽네요.


당시만 해도 회화실력이 완전 밑바닥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속으로는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영어실력이 많이 는 건 확실합니다.

살아남으려면 제대로 듣고, 말할 줄 알아야 했거든요.


인상적이었던 건

대형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직원들 모두 서비스직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음식점에서만 2~3년부터 5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여러명 있단 사실을 알고 나서 굉장히 놀랐어요.

자기 일에 애착을 갖고 즐기던 그들의 모습이

멋있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좀 부끄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매니저가 1시간 넘게 과외해준 메뉴 공부. 저걸 몇 주 동안 얼마나 복습하며 달달 외웠었는지.



2달 만의 첫 시드니 나들이


첫 직장에서 연락이 오기 전,

1주일 정도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혼자 시드니 나들이를 떠났던 것 같습니다.

(일기장의 내용을 따르면...)


생각해보니, 그 당시

시드니에 도착한 지 2달이나 지날때까지,

시드니 구경 한번 제대로 못 해봤던 것 같네요.

그래서 주변에 가까운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를 두 달만에 처음 가봤어요.
본다이 비치(Bondi Beach)
오페라 하우스 (Opera House)
하버 브리지 (Harbour Bridge)
저때만 해도 제가 저렇게 생긴 줄은 몰랐어요. 이해해주세요.


뭐, 5월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애만 태우다가 겨우 한 숨 돌릴 수 있던

천신만고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겨우 2달 만에 제대로 된 직장을 잡고

한숨을 돌려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그런 희망적인 시기인 줄 알았지만!!!

그게 또 아닐 줄 누가 알았겠어요.

도대체 쉽게 쉽게 풀렸던 일이

하나도 없었던 내 호주 워킹홀리데이.

6월엔 과연 무슨 일이 또 일어났을까요.


허허허허.

기대해주시길.

이전 02화 Ep2. 베드버그, 굶주림, 첫 직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