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피로스 Jun 16. 2020

Ep1. Remember My Own Australia

호주 워킹홀리데이 일지 1화(2018.03)

호주 워킹홀리데이 일지 1화(2018.03)




2018.02.20

7년을 다닌 대학을 졸업한 이 친구는 한 달 뒤, 세계일주를 꿈꾸며 100만 원을 들고 호주(Australia)로 향합니다. 부모님께 학사모도 한 번 씌워드리고. 이때만 해도 지가 효자인 줄 알고 착각했다네요.



난생 처음 혼자 타는 비행기.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인천공항에 내려 공항을 배회하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내게 어떤 모험과도 같은 시간이 펼쳐질까 참 많이도 떨렸었는데, 비행기에 타니 잠만 잘 오더군요.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이용했지요. 기내식 나쁘지 않았어요. 전 뭐든 잘 먹습니다.)


설렘반 두려움반으로 첫 걸음을 내딛었던 나. 앞으로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 두근두근했지요.



호주 생활의 시작은 백팩커스였습니다. 시드니에 도착 후 약 한 달 정도는 백팩커스를 전전하며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제대로 된 집과 일자리를 구하기 전, 3곳 정도를 순회했는데(매주 가격이 변동되어서, 가장 싼 곳을 찾아 돌아다녔죠.) 이때 많이 힘들었지요. 사진으로 보면 깔끔하고 청결할 것 같지만 실제로 가격이 싼 여행자 숙소는 굉장히 시끄럽고 지저분한 곳이 많습니다. 침대도 공용, 화장실도 공용, 부엌도 공용. 여기선 모든 게 공용이에요. 첫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외쿡 친구들 참 프리하단 걸 저때부터 알게 되었죠. 파튀문화도 저기서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재미도 있었지만 하루 빨리 어딘가에 정착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때였습니다.


매일 지출도 기록해놓고, 매주 목표도 수정해가며 나름 열성이었네요.  그리 오래 못갔지만(쩝..)


이때만 해도 시드니 거리의 모든 풍경이 이색적이고 신기해 보였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모든 걸 사진으로 담아내느라 바빴던 것 같습니다.


먼저 호주로 떠난 대학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가 집에서 여는 파티에 초대를 해줬는데, 태어나서 처음 외국인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되지도 않는 영어로 수다를 떨어본 첫 경험이었던 것 같네요. (이 친구가 저를 참 많이도 도와주었죠. 고맙다 ㅇㅂ야)



일자리는 못 구한채 한 달 만에 들고 간 100만 원이 다 떨어져, 한인 음식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 달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지막엔 사장님과 대판 싸우고 나왔지요. 호주에 사는 한국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분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오래 있을 곳은 아니라 판단해, 여유자금을 모으고, 집을 구한 뒤 그만두게 되었죠. 밥맛은 최고였지만, 참 여러모로 아쉬운 기억이 많았던 곳.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구한 집이었습니다. 가격은 주에 180불(약 15만원). 이탈리아 친구와 방을 쉐어하고, 집에는 7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살고 있었죠. 약 반년 넘게 이곳에서 지냈는데, 호주에서 제게 찾아온 가장 큰 행운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이 집을 만나고 이곳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고,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친구들과는 아직도 잘 연락하며 지내요.



보고 싶은 친구들.


3월은 정신없는 달이었습니다. 시드니에 떨어지자마자, 안 되는 영어로 시급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빴었죠.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보냈던 그 긴장되고 짜릿했던 시간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귀중한 배움의 기회를 주었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2018년 3월에 찍은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네요. 4월은 좀 더 다양한 일들이 스펙타클하게 벌어집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랬던 것 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