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아버지가 되어가는 6년차 아빠 육아 이야기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사람이나 현상을 대할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도 본인이 겪은 경험이나 가치관에 비추어서 생각하기에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본 필자는 육아를 하면서 이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가령 첫째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바로 예의가 없다고 판단해버리는 것이었다. 둘째의 경우에도 자기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우는 모습을 보고 울보라고 바로 판단을 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제발! 지난 번에 본 필자가 안내드린 비폭력대화(관찰-느낌-욕구-부탁)가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였을 때 그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지,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비폭력대화의 반대는 폭력적대화인데, 폭력적대화는 판단,비난,책임전가,명령,강요 등의 단어들로 이루어져있다. 우리 아들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바로 '예의가 없다'(판단), '민망하니까'(책임전가), '빨리 인사 해라'(강요)고 하는 것은 바로 폭력적 대화 그 자체였던 것이다.
첫째가 3살 때였다. 첫째는 어떤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해야하는 성격이라(3살 때의 아이 특성상 원래 그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당시에는 몰랐다. 물론 성향 탓도 있어서 아이별로 다를 수는 있다.)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을 애먹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 시간에 아내가 우리 아이 때문에 너무 힘드시지는 않냐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바로 꺼낸 첫마디가 바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였다.
그 당시엔 본 필자도 아내도 육아 초보 단계였기 때문에 순간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부모라는 사람들이 본인들의 아이를 판단하기 바빴는데, 선생님께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관찰)이 중요함을 미리 알고 계셨던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항상 우리 아이들을 관찰하고 혹시라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면 본인의 느낌과 욕구를 얘기하고 부탁하기를 다짐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번에 첫째가 인사를 하지 않았을 때를 비폭력대화의 형태로 한 번 바꾸어 보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해본다.
<다른 사람에게 인사하지 않고 지나갈 때>
아빠가 우리 OO이가 인사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까(관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느낌) OO이가 다른 사람과 따뜻하게 어울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욕구) 다음 번부터는 인사를 해볼 수 있을까?(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