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지어본 시
상품으로서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퍽 서글프다.
닭의 알은 [계란]으로도 유명하고
'닭의알' 세 자 뭐 길다고 한 자 기어코 덜어낸 [달걀]이란 이름으로도 유명하고
영어로도 just [에그]다.
반면 오리의 알을 [압란鴨卵]이라 부르면 도통 알아듣는 이가 없다.
달걀따라 한 글자를 줄여 [오랼]이라는 신비스런 이름으로 부를수도 있겠건만
그 이름으로는 칫솔 상표나 상기시킬 따름이다.
'오리알형 얼굴', '오랼귀신' 등으로 활용되는 호사는 꿈꿀 수도 없다.
맛이 좋아 얻은 유명세로 the 달걀이 되었는지
달걀이란 이름으로 얻은 유명세로 더 맛이 좋게 느껴지는 지는 모를일이나
오랼을 꿈꾸는 오리알 관련 비즈니스 종사자에겐 조금 분할 노릇이다.
물론 닭과 오리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