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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Jul 26. 2021
여름을 걸어봅니다
Photo by
Jad Limcaco
on
Unsplash
더운 여름입니다. 어제 오후에는 오랜만에 탄천 산책을 했는데요. 어느새 고요해지면서 마음챙겨 걷고 있더라고요. 그 순간의 감각, 제게 다가오는 경험에 머물러있었어요.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더운 여름'은 풍성한 모양을 드러냅니다. '나'라는 작은 세계가 자연과 연결되어 잠시 넓고 편안해집니다.
후끈한 여름의 감각을 충분히 음미하고 싶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여러분의 여름은 어떤 모양인가요?
건조한 공기 사이로 차오르는 쑥 향과 부푸는 호밀빵 냄새
이내 시원하고 습한 기운
너와 나뿐이라는 듯 쏴아아 몸을 울리는
매미
의 함성
낮게 비치는 햇빛에 투명해지는 초록 잎들
도톰한 흰 티
셔츠 사이로
흐르는 땀
제각각 리듬과 음색으로 퍼지는 정체 모를 곤충 소리들
길모퉁이에 듬성
듬
성한 자줏빛 엉겅퀴
사이사이 강렬한 햇빛 때문인지 식을 때가 되어서인지 거뭇거뭇 수그러들고
이마에 솟아오르는 땀방울
우글대는 푸른 이파리들이 내뿜는 원시적인 여름 기운
고가도로 그늘 밑에서 들리는 귀뚜라미와 개구리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하게 간지러운 얼굴
하얀 헬멧을 쓰고 페달을 굴리는 아이에게 아빠는 뒤돌아 웃음 짓고
무거워지고 피로해지는 종아리
우리에게도 힘든 아스팔트 경사로를 거의 뛰어가는 개미
목을 타고 흘러가는 차가운 생수의 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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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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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듯 천천히. 비정기적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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