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둘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학교에 내려주고 출근을 한다.
차에 타서 백미러를 보니 언니 오빠는 이미 교실로 들어가고, 막내 혼자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1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그 아득한 눈빛이 내 가슴을 뚫는 것 같았다.
하................................................
언제나처럼 쏜살같이 아이들을 내려주고 차를 몰고 가던 내가, 오늘은 그 아이의 눈빛이 가슴에 콕 박혀 코끝이 찡하고 눈앞이 흐릿해진다.
“어디 갔어, 이 못된 것들!”
찰나의 순간에도 원망의 화살을 날려보았지만, 곧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핸들을 꺾었다.
저 아이는 내 딸이다.
저 아이를 돌보는 건 내 책임이다.
떠나간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오로지 내 몫이다.
나는 방향을 돌려 아이에게로 다시 간다.
뭣이 중헌디.
학교에 늦더라도 지금 이 순간, 그 아이에게 함께하지 못한 기억은 내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아이를 보며, 손을 잡고 함께 걷는다.
아이의 속도가 아닌, 여전히 내 속도에 맞춰 걷지만,
가슴이 아프다.
아직 나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미뤄두었던 책임을 하나하나 거두어 오리라.
아가야, 사랑한다.
너를 통해 나는 보았다.
그 자리에서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오래된 꼬마였던 나를...
부모의 길은 힘들다. 아니, 험하다.
어쩌다 아이를 셋이나 낳았을까. 어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허덕이는 하루하루에 지칠 때, 후회가 밀려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부모가 된 것에 가장 감사하는 이유는, 아이들을 통해 나의 내면아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아이를 재양육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오늘도 나는 얼어붙은 어린 시절의 나를 찾아가 그 손을 꼭 잡아주었다. 기다림 속에서 멈춰있던 그 아이를 다시 만나, 엄마가 되어 돌아가 나를 보듬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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