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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Oct 16. 2024

처음으로 아들 친구들을 초대하다




처음으로 아들 친구들을 초대하다: 부담 속에서 피어난 소소한 기쁨


아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한 게 처음이네요.

저는 아들의 생일 파티나 파자마 파티를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어요.


"엄마, 일하잖아..."


아들 반 친구들은 12명이고, 이번에 동네학 수업 덕분에 우리 집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처음 선생님께서 부탁하셨을 때는 너무 난감했어요. 집을 치울 생각에 머리가 무거웠거든요.


어렵긴 했지만, 우리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첫째는 자신이 4학년이었을 때는 그런 경험을 못해서 억울해하며 잠을 설치기도 했어요. 아마 그때는 엄마가 학교 일로 너무 바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첫째는 자신이 엄마를 배려해준 게 억울했나 봅니다.


올해는 다행히 파견 상태라 비교적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요. 하지만 막내는 이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더군요. 자기가 4학년 형님이 되면 엄마가 특별한 파티를 해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죠.


저는 부담이 컸어요. 그래도 둘째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반에서 제때 제 할 일을 잘하지 못해 자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으니까요.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 계획대로 집을 정리하고,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갔어요. 어제 사왔던 간식들도 세팅하기 시작합니다. 땀이 나네요. 


애를 쓴 만큼, 아이들이 기다려집니다. 


얼마나 좋아할까?



드디어, 선생님과 아이들이 도착하고, 아이들 발걸음에 맞춰 집안이 들썩이기 시작했어요. 거실을 가득 채운 아이들을 보니, 제 마음도 가득 차오릅니다.



쑥스러운 듯 어깨를 으쓱거리는 아들도 슬쩍 살펴봅니다. 얼마나 이 순간이 자랑스러울까요?


어느 카페 _ 가을 정경


이 시간이 참 고맙습니다. 누군가를 살피고 돌볼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주네요. 아들을 위한 작은 결심이 이렇게 마음을 채워줄 줄은 몰랐어요.


엄마로서 늘 해야 할 일에 쫓기다 보면, 이런 특별한 순간들을 잊고 지나치기 쉬워요. 하지만 오늘의 이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때로는 잠깐 멈추고, 아이와 함께 숨을 고르는 시간도 엄마에게는 큰 선물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함께 나누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요.


아들에게는 물론, 저에게도 오늘은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을 거예요. 물론 아들은 금방 잊고 투덜대겠지만요. 오늘도 웃픈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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