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노력했기에
떠나 가는 나를
잡지 않는 너를
이해할 수 있어
고마웠던 일이 있어
내가 힘들 때 함께
눈물 흘려 줬던
슬픈 밤
내 이마에 닿은 너의 온기는
세상 무엇보다 위로가 됐어
왜 우린 서로에게
상처가 됐을까
나에게 넌
인연이 여기까지인 게
한없이 슬픈
사랑이다
우리 둘 다
두려움 많은
사람이었지
아등바등
서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서로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마음을 썼다는 걸 알아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
흐느껴 울고 나면
더 선명해지니
어쩌면 좋을까
당신도 그렇지?
진동 소리가 나면
너인가하고
심장이 툭 떨어지는
분명 다시 연락올 일 없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몇년을 함께한
카톡 진동에
나의 강건한 다짐도
당해낼 재간이 없나봐
보고싶다는 말
다시 시작하자는 말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다시라는 말보다
이제라는 말을
더 많이 떠올려야 한다는 걸
알지만
역시 아는 것과
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지
미웠던 순간
참기 힘들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순간
잊지 말아야 해
또
나를 아껴주고
배려해주고
노력해줬던 너의 마음도
나는 잊지 않을게
이제는 일상의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그 사소한 공허함이
매 순간 두렵지만
우린 분명
조금 더 나은
사랑을 할 거란 믿음으로
너와 함께 걷던
거리에 서서 다짐한다
위태로운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웠어
너의 살뜰한 마음 덕분에
불행하지 않은
아침의 존재를
믿게 됐어
아주 가볍게
그동안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묻는 날이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