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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May 17. 2020

그때처럼 혹은 그때보다

서로 노력했기에

떠나 가는 나를

잡지 않는 너를

이해할 수 있어


고마웠던 일이 있어

내가 힘들 때 함께

눈물 흘려 줬던

슬픈 밤

내 이마에 닿은 너의 온기는

세상 무엇보다 위로가 됐어


왜 우린 서로에게

상처가 됐을까


나에게 넌

인연이 여기까지인 게

한없이 슬픈

사랑이다


우리 둘 다

두려움 많은

사람이었지


아등바등

서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서로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마음을 썼다는 걸 알아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

흐느껴 울고 나면

더 선명해지니

어쩌면 좋을까


당신도 그렇지?

진동 소리가 나면

너인가하고

심장이 툭 떨어지는


분명 다시 연락올 일 없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몇년을 함께한

카톡 진동에

나의 강건한 다짐도

당해낼 재간이 없나봐


보고싶다는 말

다시 시작하자는 말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다시라는 말보다

이제라는 말을

더 많이 떠올려야 한다는 걸

알지만


역시 아는 것과

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지


미웠던 순간

참기 힘들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순간

잊지 말아야 해


나를 아껴주고

배려해주고

노력해줬던 너의 마음도

나는 잊지 않을게


이제는 일상의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그 사소한 공허함이

매 순간 두렵지만


우린 분명

조금 더 나은

사랑을 할 거란 믿음으로

너와 함께 걷던

거리에 서서 다짐한다


위태로운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웠어


너의 살뜰한 마음 덕분에

불행하지 않은

아침의 존재를

믿게 됐어


아주 가볍게

그동안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묻는 날이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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