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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May 31. 2020

무색 눈물

뜬금없이

하릴없이

그렇게

울먹이다

눈에서 슬픔이

튀어 나오면


왜 이럴까 생각에 잠긴다


머리는 이별을 인식했지만

당신과 손을 잡고

눈을 맞추던 나의 몸은

아직 이별과 겨루는 중인 거겠지


혼자 있는 방안

주륵 흐른 눈물을

누가 본다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가린다


그 모습이

가여워

조금 더 울게 내비둔다


손바닥에 닿는

눈물의 온도가

따뜻한 게

이리도 슬플 일인가


알아

기다리지 않기로 했지만

기대는 여전하지


이젠 우리가 아닌

서로의 미래를 그려야 하는데

내겐 새로 그릴 물감이

남아있지 않아


성냥팔이 소녀처럼

신기루 같은 허황된

당신과의 미래를 그리며

모두 써버렸거든


물감 대신

눈물로 붓을 적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미련한 소망을 그려봐


아무도 볼 수 없으니 괜찮아

미래를 그려


다 그려보니

그건 미래가 아니라

미련이더라


미련이란 그림은

늘 추하고 볼품 없지


눈물로 그린 색깔 없는 그림

언젠가는

모두 말라

사라지는 날이 오겠지


눈물은 그러면 되는데

내 맘은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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