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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Nov 20. 2020

명상과 달리기, Day 214

낙엽이 한껏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시기가 끝을 맞이하는 것인지.

### 명상과 달리기 Day 214

2020년 11월 19일 오후 6:04~6:32

아침 명상, 저녁 자전거와 달리기 28분.


5시 30분에 일어나 7시 20분까지 집중해 일을 하고, 다시 한 시간 반 자량을 다시 자고 일어나며 시작한 하루가 후루룩 흐르듯 지난다.


비몽사몽하며, 침대와 맡닿은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호흡을 해보려고 애쓸 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호흡에 귀를 기울이는 것 외에 달리 생각이랄 것이 없다.


매일의 목표는 새벽 명상에 이어 달리기를 함께 하는 것이지만, 오늘도 일과의 한 국면을 넘기는 저녁 시간에 달리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자전거로 30여 분 걸린) 귀갓길에 미리 빌려둔 따릉이를 타고 이동해 반납한 뒤 그곳으로부터 달리기를 시작한다.


차가운 비와 함께 낙엽이 한껏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시기가 끝을 맞이하는 것인지, 길에는 나뭇잎들이 쌓여 곳곳에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다. 


얇은 긴팔 운동복에 재킷과 조끼를 껴입고 달리기에 나선 덕분인지, 날씨가 차가운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움직임이 느려질 때 몸이 빠르게 차가워지는 게 아주 강렬히 느껴진다. 


참. 오늘 달리기 친구는 피에르 파졸리니에 관한 연구서를 펴낸 NYU 미술사학과 Ara H. Merjian과의 인터뷰다. (Against the Avant-Garde: Pier Paolo Pasolini, Contemporary Art, and Neocapitalism [Chicago UP, 2020])


파졸리니가 추상표현주의를 - 자본주의 미학의 첨병으로 여기며 - 매우 싫어했다는 것, 그러면서 자신 또한 추상 미술 작품을 그렸다는 것. 그가 함께 생활하고, 중요한 영감이 되었던 이들은 (심지어 할 일 조차 주어지지 않았기에) 노동자 계급도 되지 못한 이들이었다는 점, 또한 우파에게는 급진적이라고, 좌파에겐 반동적이라고 취급받으며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는 것. 


결국 모든 건 연결되어 있다 - 파졸리니와 아르테 포베라의 관계. 이 모든 건 흥미롭다 못해 당장 책을 사서 읽어보고싶게 한다. (그러나 하드커버본 45달러라는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0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214일 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24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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