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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Jan 05.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261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던 것 같다.

### 명상과 달리기 Day 261 

2020년 1월 5일 화요일 오전 7:00~8:52

명상, 책읽기 & 준비, 50분 달리기.


다섯 시 쯤 일어나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러하듯)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일어나 물을 한 잔 마시면서 시작한 각종 영양제 정리 - 하루 중 언제 먹어야 할 지 분류 - 에 30분이 걸릴 줄이야. 지난 연말 문득 하나 둘 씩 먹기 시작한 (사실상 각 성분별 원재료에 가까운) 영양제가 현재 약 20가지 정도 되니, 어쩌면 30분이 걸린 것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지 모른다.


달리기에 나서기 전 일기로 한 '달리기의 과학' 계속.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이 책은 특정한 거리를 주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훈련을 제안하기에, 그저 '다치지 않고 매일 달리는 것'을 바라는 나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사점은 분명 있다. 달리기에 할애하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워밍업에 할애해야 한다는 점. 그것은 프로페셔널한 훈련 루틴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추위가 덜한 영하 7도임을 확인한 뒤, 오늘 달리기 복장은 타이즈에 니삭스, 반바지를 하의로 삼고, 후드가 달린 얇은 티셔츠에 조끼, 그 위에는 후드가 달린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바클라바. 후드는 모드 뒤집어 쓰고, 후드 안에는 캡을 하나 쓴다.


이렇게 입었으니, 하체가 좀 차갑다는 느낌 외에 그리 춥다는 느낌이 들리는 없다. 다만, 손이 너무 차가워서 따끔거리는 느낌마저 든다. 제품명에 '콜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에 (좀 얇은 감이 없진 않았지만) 한겨울을 대비한다며 구매한 장갑이 생각만큼 따스함을 지켜주지는 않는 듯 하다.


오늘 달리기 친구는, 지난 연말부터 자주 듣고 있는 오디오북 'Science Friction'. 이제 마지막 챕터로 접어들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널리 알려진 - 따라서 사소한 생활의 지혜에서부터 심각한 수술이나 치료법에까지 적용되는 각종 연구 결과들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알게되는 과정은 꽤 충격적이다.


가장 황당한 것은, '자동 수정' 기능이 있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전자의 이름이 계절이나 월별 명칭으로 자동 수정되는 바람에 전 세계에 유통 중인 유전학 논문 가운데 약 20% 정도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부분.


한편, 해가 뜰 시각에 달리기에 나서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실.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던 것 같다. 자동차 본네트 위에, 그늘진 보도블럭 위에는 신선한 눈이 녹아내리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261일 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29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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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포스팅에 첨부하지 못한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함께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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