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달리기에서 마주칠 수 있는 아름다움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8월 23일 월요일 오후 8:01~8:42
아침 명상. 저녁에는 5분 준비, 35분 달리기.
4시간 가량 바닥에서 쪽잠을 자고 눈을 뜬 시각은 6시 10분. 5분간, 최소한의 명상을 시도한다. 달리기를 하고 씻고 정리를 하면 적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임을 알고 있기에, '일을 마친 뒤의 보상'으로 남겨놓고 곧장 책상에 앉는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집주엥 임한 시간은 정확히 7시간 28분.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집 근처 카페에 들러 몇 가지 외국어 공부를 한 뒤 동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선다.
가파른 언덕 대신 주로 사람 대신 자동차가 다니는 얕은 언덕을 오른다. 놀랍게도, 첫 10여 분 간 도로 위를 달리는 생명체는 나와 작은 고양이 한 마리 뿐이다.
사람들을 마주치는 구간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느릿느릿 달려본다. 달리기 앱이 알려주는 바에 따르면, 이 구간의 최대 고도는 해발 71미터다. 걸어서든 뛰어서든, 중간에는 계단에 오르면서든, 그만큼의 높이를 올랐다는 이야기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면과 발이 닿는 소리, 나무 사이에서 들려오는 소리 등에 귀기울이고자 헤드셋에는 잠시 아무 것도 재생하지 않는다.
전체 경로의 절반 즈음 지났을 때 재생하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가 임명한 미국의 우정청(USPS) 청장 루이스 드조이(Louis DeJoy)를 둘러싼 논란에 관한 심층 보도. 윗 사람 하나 바뀐다고 뭐가 많이 달라지겠냐는 생각은 언제 어디서든 지나치게 나태한 관점이라는 사실을 곱씹게 한다.
숨막히는 일정 가운데 잠시 틈을 벌린 달리기를 통해, 밤의 달리기에서 마주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조금씩 깨닫는 것 같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9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65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28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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