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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판중 Sep 06. 2022

특허 협상 이야기 - 에피소드 2(피소)

피소


B사 이메일을 받은 지 세 달쯤 지난 후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회사에 출근했는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팀장은 낮은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네, 지금 바로 언론 대응문도 배포하겠습니다."

"장대리, 긴급 상황이야.

B사가 우리 회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어.

사장님이 무척 화가 나셨으니 무슨 일인 바로 알아봐,"

"B사…"

불길한 예감이 머리 속을 스쳤다. 

네이버 검색 창에 우리 회사를 입력하니 바로 기사가 보였다.

"B사, A사 상대로 미국, 텍사스 법원에서 특허 소송 제기!

A사 주가 급락 중…"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우리회사는 3달 전에 A사로부터 받은 경고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B사는 자신의 요청이 무시된 것에 대해 소송으로 응수한 것이다. 

사장님 주재로 긴급 회의가 소집되었다.



사장님이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기사 모두 확인하셨죠?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언론사에는 회사에 아무 문제없고 적극 대응할 거라고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우리 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서 기획팀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보고했다.

"B사가 제기한 소장 내용에는 우리 회사 제품이 B사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


"연구소장 어떻게 된 건가요? 우리가 개발한 자체 기술이라고 했잖아요?" 

사장은 화난 표정을 지으며 연구소장에게 몰아붙였다.



"이 제품은 100% 우리 기술입니다. 

우리는 결코 B사 특허를 본 적도 없습니다."

연구소장이 정말로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답변했다.

사장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기획팀장에게 물었다.

"연구소장이 저렇게 말하는데 해결책은 뭔 가요?"


"제가 문과 출신이라 특허는 익숙하지가 않습니다만… 

더구나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이라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장은 기획팀장의 대답이 못 미더운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여기 특허에 대해 아는 사람 있나요?"


우리 팀장이 갑자기 말석에 앉아있는 나에게 눈짓으로 신호했다.

영문을 모르고 팀장을 쳐다보고 있으니 팀장이 다시 눈을 찡긋했다. 

"제가 학창시절에 변리사 시험을 공부한 적 있습니다"

사장이 나를 쳐다봤다. 


"1차 시험까지는 합격해서, 특허법에 대해 대강은 알고 있습니다. 

주위에 변리사로 일하는 친구도 있고요."


나의 발언에 사장이 회의를 마무리 지으며 업무를 정리했다. 


"그럼 이번 건은 연구소와 본사 기획팀이 협력해서 잘 대응하세요. 

매주 한 번씩 상황 보고 하시고요"


Tip 2. 특허 침해 경고장을 무시하지 마세요. 

특히 외국 회사로부터 온 경고장 일 경우, 두 번째 연락은 법원에서 받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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