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까치
노란 행주가 날아다니는 주방에서 나와 건너편 앞산에서 오전에는 농가로 날아들었다가 해가 저물기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물까치 떼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 저 놈들은 미워 죽겠어 친구들도 데리고 와서 같이 먹는다니께" 깨 농사를 짓는 중촌고모의 넋두리 소리가 들린다 산속에 묻혀 어디로든 갈 수 없는 나는 오히려 그들이 부럽다 상반된 현실의 처지를 벗어나도 멀리 가고 싶은 곳까지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저들이 얼핏 보아도 자세히 보아도 예쁜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