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붓꽃

한 편의 시

by 모루

등심붓꽃

꿈을 꾸었다

야릇한 결말에 익숙한 얼굴이 스쳤다

꿈은 현실과 반대라지만

믿고 싶었다

벌벌 떨고 울면서 내뱉은

미안하단 말 한마디

나도 모르게 그러안고 입맞춤하였다

한기가 스민 자리지만 꽃은

이십 년째 피고 지는데

그곳만 양지라 뿌리가 살아남았나보다

순이 돋아나 내 아픈 상처처럼

발갛게 부풀어오르면

꽃으로 피는 것 같았다

하늘 향해 작은 소망을 애태우던 꽃은

매년 봄이면 보였다가

사라졌다

가끔 찾아오는 너의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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