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와불로 가는 길
돌기둥 같은 석탑들이 즐비한
운주사에 갔다
바위를 깎아 불상을 만들다가 멈춘 시간 속에
나도 갇혀 버렸다
소나무와 바위 산으로 둘러싼
이곳은 천불 천탑의 극락세계여만 했다
돌을 깎아 만든 계단을 오르고
인기척에 미동도 없는 다람쥐 동자승을 지나서
소나무가 군집한 산등성이에는
와불이 있었다
냉혹한 현실처럼 딱딱한 바위에 누워
세워지기 전 멈춰버린 불상을 맴돌며
와불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드렸다
무념무상하기를
새로운 세상이 속히 이르기를
소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