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내가 별로인 날
수치심에 멋쩍었던 웃음은
세탁기에 넣고 싶다
비실댔던 하루의
서투름이 색 바래면
물 빠진 웃음 위로
까만 새가 내려온다
공장의 부속품 되어
빈틈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누구인지'
자문하는 키 큰 앨리스처럼
낯선 나에게도 까만 새에게도
애써 묻지만
놓친 페달을 찾아
서두르는 두발처럼
가속의 속도를 쫓을 수 없어
좁은 안장에만 의지하는 하루
넌지시 올려다본 밤하늘에
별과 별 사이를 잇는
혜성의 꼬리 같은 내 발자취에
존재의 의미를 되새겨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