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 편의 시

by 모루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더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일들이

우리에겐 일어나지 않았고

미래를 불안해하면서도

가끔씩 찾아오는 평화로움이

운명의 시점을 매번 저울질하는데

오르락내리락 대는

감정의 시소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알 수도 있고

아니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지만

무겁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과

가볍고 경쾌하게 털어내는 그들이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무르익는 계절의 시간을 통과한다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이란 행복이 아닐까

더는 살아갈 수 없음에도

살아내는 우리 존재가

삶의 의미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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