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황금향 한 입에는
밀감을 한 입 베어 문다
섬의 노을이 만든 창작물을
바다가 본 어제의 안녕을 먹는다
알알이 터지는 향기는
향수와 전혀 다르다
속이 꽉 차야 내실 있고
껍질이 얇아야 맛 좋은 건
사람과 매한가지
밀감이 익는 계절에는
농부의 살갗도 타들어 가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없다
얇은 껍질을 벗기며
끙끙대는 인내 후에
맛보는 달콤함이
시작과 과정이 난해한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
눈이 즐겁고 손에 꼭 잡혀 좋은
밀감을 한 입 베어 문다는 것은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눈과 입의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