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함의 선물

한 편의 시

by 모루

엄격함의 선물

자고 일어나니 담이 온 날

종일 힘겨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세탁기에 빨랫감을 넣는데

화분의 흙이 바짝 말라있는 게 아닌가

‘몸도 힘든데 내일 물 줄까 ’ 하다가

‘나도 힘든데 쟤들은 얼마나 힘들까 ‘ 싶어

물조리개로 물을 뿌려주니

내 마음도 흡족해진다

해야 하는 일과 해내야 히는 일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일과 취미와 사랑은

몸은 조금 더 힘들어도

좋아서 억지로라도 해내는 것이다

정신적 에너지가 충전되는 습관은

엄격함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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