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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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
김 모루
창공의 빛들이 공기 중에서
튕긴다
멍나무 그늘을 벗어난
내 항로는 어질 거리고
가수면의 질고를 이끌고
비로소 해변에 서니
오월의 한낮은
행과 열이 맞지 않는다
이야기가 사라진 내 등 뒤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물푸레나무를 풀어헤친
하늘은 안녕하고
바다는 끊임없이 파도를
밀어대며 손 없는 말을 건넨다
비 내려 촉촉해진 초원 위를
무릎을 적시며 걷는 이가
저 산모루에서 내려오기를
저 해수면에서 솟아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고대하는
낯선 삶의 버려진 땅에서